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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이중섭의 고단한 삶, 절제된 작품에서 읽다
이중섭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기획공연 '길 떠나는 가족'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입력 : 2016. 05.28. 17:4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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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식상한 대사 한줄, 메시지 하나가 심금을 울릴 때가 있다. 연극작품을 보고 나서 리뷰를 써야겠다고 느낀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비가 오는 휴일에 '절반은 의무감'으로 본 이중섭 탄생 100주년 특별공연 '길 떠나는 가족'을 관람하고 난후 의무감을 갖지 않아도 될 리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화가 이중섭의 삶과 예술'을 다룬 이 연극작품은 27~28일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선보여졌다. 첫 공연작품에는 이윤택 연출가도 참석했다. 28일 공연에서는 전은자 이중섭미술관 큐레이터의 소개에 이어 작품이 무대에 올랐다.

 천재화가 이중섭의 드라마틱한 인생과 예술세계를 그린 이 작품은 1991년 초연당시 이윤택의 감각적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 그리고 이영란 미술감독의 동심을 자극하는 오브제가 관객과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서울연극제 작품상, 희곡상, 연기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23년만에 이윤택과 이영란이 다시 만나 초연의 감동을 재현한 이작품은 지난 2014년 명동예술극장 공연에 이어 연희단 거리패 30주년을 맞아 지난 3월에는 콜롬비아에서 열린 제15회 리베로아메리카노 연극 페스티벌에 참가하기도 했다.

 이날 작품의 시작은 1956년9월 6일 기자가 전화로 '천재화가 이중섭 사망'기사를 부르는 장면이다. 그러고 보니 유선전화로 신문사에 기사를 불렀던 것은 그리 오랜 일이 아니었다. 문화부 초임 기자 시절에도 '전화기사 송고'는 흔한 일이었다. 추억을 떠올리는 순간 장면은 이중섭이 '환쟁이'를 꿈꾸던 원산 시절로 흘러갔다.

 절제미가 압권인 무대와 배우들의 열연은 치열한 예술혼으로 맞서는 이중섭의 고단한 삶을 한폭의 그림처럼 환상적인 무대로 탄생시켰다. 특히 회화적인 오브제와 음악은 연출의 힘을 묵직하게 했다. 연희단거리패 차세대 배우 윤정섭은 그야말로 '이중섭'을 재탄생시킨 느낌이었다. 그의 움직임마다 아픔과 절제미가 가득했다. 아무리 밑그림이 있었을 지언정 황소를 캔버스에 담아내는 배우의 모습은 그가 미술가였을지 모른다는 착각까지 불러일으켰다.

 이 작품의 특징은 미술작품과 연극, 음악의 절제된 결합에 있었다. 무대의 변환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그 핵심을 압축하고 있었다. 무대는 수묵화 한편을 본듯한 여운으로 남았다. 제주, 부산, 일본의 배경이 되는 산의 모습은 훌륭한 배경이 되면서 이중섭의 작품을 더 빛나게 했다. 완만하게 구부러진 길을 통해 등장하고 퇴장하는 아이 인형의 느릿한 움직임은 오히려 마음을 적시는 속도가 빨랐다. 아이 인형을 줄로 조종하는 배우의 움직임은 그야말로 '하나'였다.

 이중섭의 작품에서 금방 튀어나온 듯한 인형은 마음을 치유하는 힘을 가진 듯 했다. 배우들의 몸짓은 인형과 어우러지면서 이중섭의 작품을 형상화시켰다.

 또다른 주인공은 음악을 담당했던 김시율, 윤현종, 전상민 이었다. 녹음된 기계음 대신 라이브 연주와 사람의 목소리는 놀라울 정도였다. 이중섭 모친과 술집작부를 연기한 김미숙의 연기도 훌륭했다.

 공연이 끝나고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화가 이중섭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더 그렇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만족하기에 충분했다. 가족이 그리운 사람은 그들대로, 예술표현의 자유가 억압당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들 대로 꽂힐 수 있도록 다양한 포인트를 장치해놓은 것은 연출의 힘이었다. 커튼콜과 함께 화면을 채운 '식상한 메시지'가 무대를 적셨다. '이 연극을 평화의 섬 제주도 서귀포시 '이중섭 미술관'에 바칩니다.'그런데 놀랍게도 그 식상한 메시지가 감동적이고 운명적었다. 이중섭이 서귀포로 흘러온 그것처럼.

첨언하면, 사실 연극을 보는 내내 작년의 기억이 몰입을 방해했다. 공연도중 위에서 물이 뚝뚝 떨어졌던 그 기억 말이다. 사람의 기억은 그리 쉽게 잊혀지지 않는 모양이다. 어쨌든 무대는 훌륭했다. 또다른 쓸데없는 기억 하나가 또 떠오르고 말았다. '평화의 섬'제주도 서귀포시예술의 전당에서 '강정국제평화영화제'가 거부됐던 것 말이다. 중의적인 메시지는 아니었을까? '평화의 섬'을 맨 앞에 놓은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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