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마늘 좋은값에 농가들 모처럼 웃음…인력난은 심각

제주마늘 좋은값에 농가들 모처럼 웃음…인력난은 심각
수매가 상품 ㎏당 4200원으로 사상 최고가 기록
기계화 진척 없어 해마다 반복되는 인력난 여전
  • 입력 : 2016. 05.26(목) 16:02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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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과 계약재배한 마늘 수매가가 ㎏당 4200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가운데 26일 대정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서는 올해산 마늘 첫 수매가 이뤄졌다. 강희만기자

"최근 3년간 마늘 수매가격이 낮아 어려움이 컸는데 올해는 가격이 좋아 애써 농사지은 보람이 있다. 그런데 마늘 구 비대기인 4~5월에 잦은 비날씨로 상품률은 예년보다 조금 떨어졌다."

 올해산 햇마늘 첫 수매가 이뤄진 26일 오전 서귀포시 대정농협의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농협과 계약재배한 농가에서 수확한 마늘을 실은 트럭들이 품질검사를 받기 위해 센터로 속속 들어섰다. 전에 없이 좋은 마늘 수매가격에 현장에서 만난 농민들의 표정도 모처럼 밝았다.

 올해 농협이 계약재배 농가로부터 사들이는 마늘 수매가는 상품 ㎏당 4200원으로 사상 최고가다. 종전 최고가였던 2012년산(3200원)보다 1000원 비싼 값인데다 당초 농협 계약가(2800원)보다 1400원이 높게 결정됐다. 대정지역의 경우 70~80%가 평년보다 40%정도 높은 값에 밭떼기로 거래됐고, 국내 작년산 마늘 재고량도 예년보다 감소하면서 시장가격이 전에 없이 뛰었기 때문이다.

 마늘 검사원들은 농민들이 트럭에 싣고 온 마늘의 건조상태에서부터 상품단계를 정하는 기준이 되는 마늘구 크기별로 상·중·하품으로 구분이 잘 됐는지, 마늘 줄기가 마늘통으로부터 2㎝ 이내로 절단됐는지를 꼼꼼하게 살폈다.

 30년 넘게 마늘농사를 짓고 있다는 이현식(61·대정읍 일과2리)씨는 "2만6000여㎡에서 마늘농사를 지었는데 올해 가격이 좋아 다행"이라고 했다. 이씨는 이어 "하지만 마늘 판매액의 60%정도는 경영비로 들어가고, 올해 여성의 하루 인건비가 1인당 7만8000원~8만원으로 작년보다 3000~5000원정도 올랐는데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늘은 파종에서 수확까지 모든 작업을 일일이 사람손이 해내야 하는 탓에 특히 수확기에는 인력난이 반복돼 왔다. 특히 올해는 건설경기 활황세를 타고 일당을 더 주는 건설현장으로 인력이 쏠리면서 일부 농가에서는 인건비에 5000원~1만원의 웃돈을 더 주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고 농가들은 얘기했다. 고령화로 부족한 노동력을 대체하고 농가경영비 부담을 줄이려면 파종과 수확작업의 기계화가 시급한 과제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마늘 절단기는 속도가 느려 농가에서는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창철 마늘제주협의회장(대정농협조합장)은 "마늘 상품 비율이 평년보다 조금 떨어졌지만 밭떼기 거래가나 수매가가 역대 최고가여서 농가 분위기는 모처럼 좋은 상황"이라며 "일손을 도와주는 여러 기관·단체의 도움이 있었지만 고질적인 인력난에다 올해는 특히 건설현장으로 인력이 쏠리면서 상황이 더 심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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