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안전불감증에 빠진 낚시어선들 '위험한 운항'

[사설]안전불감증에 빠진 낚시어선들 '위험한 운항'
  • 입력 : 2016. 05.26(목)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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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안전의식은 언제쯤 나아질까. 3백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를 눈 앞에서 지켜봤으면서도 안전에 대해 등한시한다는 인상을 떨칠 수 없다. 마치 대형참사를 언제 겪었느냐는듯이 시간이 흐르면서 안전불감증이 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어 걱정이다.

올들어 제주해상에서 낚시어선들이 불법조업을 일삼는가 하면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를 끄고 조업하는 경우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방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제주해상에서 위법행위로 적발된 낚시어선은 모두 23척이다. 지난 한햇동안 적발된 낚시어선 14척에 비하면 큰 폭으로 늘었다. 유형별로 보면 영업구역 위반이 8척으로 전체의 34%를 차지했다. 낚시어선은 선적항이 속한 시·도지사의 관할 수역에서만 조업을 할 수 있다.

특히 영업구역을 위반한 낚시어선 8척 가운데 3척은 V-PASS를 끈 채 조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이들 어선이 낚시 포인트가 노출되는 것을 막거나 조업금지구역을 드나들더라도 들키지 않기 위해 V-PASS를 끄고 조업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선박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V-PASS를 끄고 운항하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구조가 어려워진다. 또 승선원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지 않고 영업을 한 낚시어선 4척과 정원을 초과한 낚시어선 1척이 적발됐다.

그렇잖아도 지난해 제주해상에서 사고를 당한 선박(362척)의 사고 원인을 보면 정비불량(158척)으로 인한 사고가 전체의 4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운항부주의(30%), 선박 관리소홀(12%) 순이다. 정비불량과 운항부주의 등으로 인한 사고가 전체의 80% 이상 차지할 정도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바로 우리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안전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이를 지키지 않아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대형사고 발생 전에 반드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가 나타난다는 '하인리히 법칙'을 무시해서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을 일깨우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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