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람이 브루셀라병에 걸린건 문제가 안되나

[사설]사람이 브루셀라병에 걸린건 문제가 안되나
  • 입력 : 2016. 05.25(수)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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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소 브루셀라병 청정지역 선포는 제주도의 또다른 자랑이자 자부심이었다. 당시만 해도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이 소 브루셀라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던 터여서 그럴만 했다. 그런데 청정지역에서 브루셀라 감염환자가 빈발했는데도 그동안 감춰온데다 사후 대처도 제대로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커지고 있다.

우선 소 브루셀라 청정지역 선포 이후 감염환자가 꾸준히 발생했는데 어떻게 가벼이 넘어갈 수 있었는지 이해가 안된다. 청정지역으로 선포된 이듬해인 2004년 1명이 감염된 것을 시작으로 사실상 매년 감염환자가 나왔다. 2006년 1명, 2007년 2명, 2009년 3명, 2011년 2명, 2012년 1명, 2013년 4명, 2014년 1명, 올해 1월 1명 등 13년간 모두 16명에 이른다. 이처럼 브루셀라 감염환자가 속출했는데도 그동안 제주도는 도대체 뭘 했는지 모른다. 지난 1월 발생한 감염환자의 경우 4개월 가까이 지난 후에야 뒤늦게 시료를 채취하고 검사를 진행해 '문제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법정 제2종 가축전염병인 소 브루셀라병은 소 결핵과 함께 사람과 동물에게 모두 감염되는 대표적인 인수공통전염병이다. 특히 브루셀라병은 간헐적으로 유행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 병의 발병 사실을 안 보건당국은 지체없이 역학조사를 벌여야 한다. 하지만 제주도는 손놓고 있었다. 역학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니 감염경로를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전염병 대응체계가 이렇게 허술할 수가 있는가.

문제는 제주도의 태도다. 마치 소에서 브루셀라병이 발생하지 않아서 문제될게 없다는 식이다. 물론 지금까지 브루셀라병이 사람끼리 감염된 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 그렇다고 브루셀라 감염환자를 안일하게 다룰 사안은 결코 아니다. 일상에서 식중독 환자만 발생해도 역학조사에 들어가지 않는가. 하물며 엄연한 전염병 환자가 발생했는데도 가장 기본적인 역학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말이 되는가. 전염병은 예방이 최선이지만 감염환자가 발생한 이후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엄청난 홍역을 치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었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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