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영화세상]따뜻한 계절, '사랑'에 대한 두 이야기

[주말영화세상]따뜻한 계절, '사랑'에 대한 두 이야기
'계춘할망' & '제3의 사랑'
  • 입력 : 2016. 05.20(금) 00:00
  • 채해원 기자 seawon@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12년 만에 만난 할머니와 손녀의 이야기 '계춘할망'.

히어로들의 광풍이 물러가고 '곡성'이 극장가를 뒤흔들고 있다. 무엇을 믿어야 할지 두려움과 혼란을 선물하는 영화 때문인지, 극장을 나온 순간 으스스한 느낌이 몸을 감싼다. '곡성'으로 으스스한 느낌을 충분히 즐겼다면 따뜻한 계절에 맞게 사랑을 맛보는 건 어떨까. 이번 주말, 사랑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가족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계춘할망'과 사랑을 원하는 남자와 사랑은 필요 없다는 여자의 로맨스 '제3의 사랑'을 추천한다.

▶'계춘할망'=제주에서 찍은, 제주 해녀와 그 손녀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라 더 반갑다. 우리 삶에 깃든 풍요로운 제주의 자연을 영화 스크린으로 바라보는 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바다에 살며 강인할 수밖에 없는 제주토박이 해녀 계춘(윤여정). 그녀는 아들을 잃고 홀로 손녀를 키우는 낙으로 살았지만 복잡한 읍내 시장에서 손녀 혜지(김고은)를 잃는다. 12년 만에 기적적으로 손녀 혜지가 찾아오고, 둘은 예전처럼 제주도 집에서 함께 살며 서로 적응해 간다. 혜지는 소질을 보이던 미술 공부를 다시 시작하지만 혜지의 행실이 탐탁지 않은 마을 사람들은 혜지의 행동을 계춘에게 고해 바친다. 그럼에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오로지 손녀 생각으로만 가득한 계춘.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손녀 혜지는 서울로 미술경연대회를 갔다가 사라지고 만다.

배우 윤여정은 제주도 사투리를 어색하지 않게 소화해 냈다. 김고은과 함께 눈을 마주 볼 때면 진짜 손녀와 할머니를 보는 듯하다. 영화는 혜지가 차마 밝히지 못한 사연을 은근히 암시하며 결말로 달려간다. 영원한 혜지편인 계춘할망을 보며 언제나 내 편인 가족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116분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 '제3의 사랑'.

▶'제3의 사랑'=사랑을 원하는 남자와 사랑은 필요없다고 믿는 여자의 운명적인 만남과 애틋한 사랑. 중국 내 천만 독자를 울린 베스트셀러를 이재한 감독이 영화로 제작했다.

치림 그룹의 후계자 '임계정'(송승헌 분)은 우연히 비행기 옆 좌석에 앉아서 하염없이 울고 있는 '추우'(유역비 분)에게 손수건을 건넨다. 두 사람의 운명적인 첫 만남이다. 계속되는 우연한 만남을 통해 임계정은 당당하고 솔직한 여자 추우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고, 사랑은 필요 없다고 믿었던 여자 추우도 임계정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어간다. 하지만 임계정이 정략결혼을 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되고, 예상치 못한 여동생 추월(지아)의 얘기가 드러나면서 둘의 사랑은 잿빛을 띠기 시작한다.

뻔한 멜로 영화라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에 몰입한 사람이라면 두 사람이 함께할 수 있을지 지켜보며 가슴을 적실지 모른다. 사랑의 아름다움과 아픔도 뛰어난 영상미로 제대로 담았다. 송승헌과 유역비를 실제 연인으로 이어준 것도 영화 속 사랑스러운 순간들 덕분이 아니었을까. 113분. 15세 이상 관람가.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4283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