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이란 말은 좋게 들리지 않는다. 흔히 중독이라고 하면 '독'으로 지칭될 정도로 나쁜 의미로 통한다. 유해물질에 의한 신체 증상인 약물중독을 비롯 알코올중독과 마약중독의 예에서 보듯이 한번 빠졌다 하면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한다. 이 중독의 고리를 끊지 못하면 우리의 몸과 정신을 서서히 황폐화시킨다. 결국엔 파멸의 길로 몰아넣는다. 중독의 해악이 궁극적으로는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 일깨운다.
제주지역 청소년들이 사이버공간에서 넋을 잃고 헤매고 있다. 단순히 인터넷 게임에만 빠져있는게 아니다. 인터넷 도박과 유해사이트 등에 중독되고 있어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심지어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기범죄까지 저지르는 경우도 적잖은 것으로 전해진다. 별다른 죄의식 없이 친구를 따라 하고 또 다른 친구가 다시 이를 따라 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우리 청소년들이 인터넷 도박의 늪으로 빠지고 있다.
실제로 고교생 A군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 150만원을 인터넷 도박으로 이틀만에 모두 날렸다. 또 B군의 사례에서 인터넷 도박이 일상에서 쉽게 이뤄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가장 간단한 도박게임은 한 게임이 끝나는데 15~30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는게 B군의 설명이다. 홀짝게임이나 레이싱 등은 일반 게임처럼 보이고 대부분 새벽 시간에 접속하기 때문에 부모들은 잘 알지도 못한다.
전문가들은 가장 심각한 문제로 청소년들이 인터넷 도박으로 '빚'에 내몰리고 있는 점을 꼽았다. 청소년들이 처음에는 5000원으로 출발해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도박 빚을 진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빚이 있는 아이들은 친구들에게 높은 이자를 주고 돈을 빌리면서 갈취·폭력 등 또 다른 범죄로 연결되는 사례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게임중독이 사회문제로 이슈화된지는 오래다. 특히 단순한 게임중독을 넘어 청소년들의 인터넷 도박중독은 심각한 사회적 부작용을 유발하는 요인임을 간과해선 안 된다. 중독 측면에서 보면 그 해악이 술이나 마약보다 덜하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들을 위해 자녀를 가진 부모는 물론 교육현장·자치단체 등 사회 전체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