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목적 소방헬기 '수리온' 시끌

다목적 소방헬기 '수리온' 시끌
[긴급진단] 다목적 소방헬기 수의계약 추진 쟁점은
대다수 소방본부 수리온 부정적 의견 부담
특별감항 증명 못 받을 시 배치 시점 차질
  • 입력 : 2015. 11.19(목) 17:14
  •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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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다목적 소방헬기를 도입하기 위해 두차례 진행된 공개 입찰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단독 참여로 유찰됐다. 앞으로 제주도소방안전본부는 유일하게 입찰서를 낸 KAI와 수의 계약을 추진할 방침이다. 관건은 KAI가 제작한 '수리온'이 소방헬기로서 적합하느냐다. 수리온을 둘러싼 논란과 입찰 과정에서 드러난 쟁점 등을 살펴본다.



▶애초부터 'AW189' 입찰 참여 불투명=도 소방본부는 규격서를 공고할 당시 본보와 통화에서 "헬기 성능 뿐만 아니라 얼마나 많은 업체가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느냐도 고려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규격서는 소방헬기의 재원 등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기준을 명시한 문서를 말한다. 규격서를 충족하는 기종은 에어버스사(구 유로콥터)의 'EC175'와 아구스타 웨스트랜드의 'AW189', KAI의'수리온'등 3개였다. 그러나 두 외국 업체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외국 업체들이 입찰을 외면한 이유 중 하나로는 '내자 구매 방식'이 거론된다. 외자(달러) 구매가 아닌 내자(원화) 구매 방식은 환율 리스크(위험) 탓에 외국업체들의 경쟁력이 국산보다 떨어진다. 도 소방본부는 조달청의 방침에 따라 내자 구매를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매 방식과 상관 없이 도 소방본부가 애초부터 'AW189'를 입찰 참여가 불투명한 기종으로 분류했다는 점은 의문이다. 도 소방본부는 'AW189'는 국내로 진출하려는 주력 기종이 아니어서 입찰 참여 여부가 불투명했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아구스타 웨스트랜드가 미는 주력 기종은 'AW139'다. 강원소방본부는 이 기종을 도입하기 위해 현재 수의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AW139'는 도 소방본부의 입찰에는 참여할 수 없었다.

 도 소방본부가 내세운 규격에 미달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정황들은 "규격서를 정할 때 얼마나 많은 업체가 참여할 수 있느냐도 고려 기준"이었다는 소방본부의 설명과 배치된다. 이에 대해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AW139는 AW189보다 최대 이륙 중량이 1.5톤 가량 덜 나간다"면서 "강원도와 달리 우리는 환자들을 수도권으로 이송해야 하기 때문에 이륙중량이 보다 더 우수한 쪽으로 규격서를 작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별감항증명은 납품 때까지=항공기는 감항 증명(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다는 증명)을 받아야 운용할 수 있다. 수리온은 특별감항대상으로 군용으로는 운용할 수 있지만 소방헬기로 이용하려면 국토교통부의 감항 인증을 받아야 한다. 수리온은 특별 감항 증명을 아직 받지 못했지만 도 소방본부는 감항 증명이 안 된 헬기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납품 때까지는 반드시 감항 증명을 받아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수리온의 경우 감항증명을 받으려면 최대 20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 소방본부가 소방헬기를 현장에 배치할 시점은 2017년쯤. 만약 이때까지 수리온이 감항증명을 받지 못하면 소방헬기 배치 시점도 그만큼 늦어진다.

수리온이 2017년 이전에 감항증명을 받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도 소방본부는 "99% 확신한다"면서 "수리온 뿐만 아니라 나머지 외산 헬기도 감항 증명을 받야야 소방헬기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입찰 참여 기준이 형평성을 잃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충남과 경남 소방본부를 제외한 대다수 소방본부가 수리온에 부정적 입장이라는 점은 가장 큰 부담이다. 국민안전처가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광주는 "수리온은 소방헬기에서 요구하는 각종 제원 및 성능에 대한 증명을 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고, 중앙소방본부는 "수리온 도입에 따른 법적 문제해결 및 운용상의 신뢰성 확보 등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사실상 부정적 입장을 견지했다. 전남은 "수리온이 아직 소방헬기로서 구조·구급·산불진화에 사용된 이력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반면 충남과 경남은 "항공산업 발전과 국내 제작사로 정비기간을 단축할 있다"며 수리온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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