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 빠지다]산림치유지도사 양은영씨

[제주愛 빠지다]산림치유지도사 양은영씨
"숲에서 오감만족 느껴보세요"
  • 입력 : 2015. 08.21(금) 00:00
  • 이승철 기자 sc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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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숲과 어울려 지내며 산림치유지도사로 활동중인 양은영씨. 이승철기자

자연의 고마움을 새삼 깨달아
산림치유 '내삶의 봄날' 창업
'제주 숲' 알리는 전도사 자청

에코힐링, 자연치유, 삼림욕 하면 대부분 사람은 산과 숲을 떠올린다. 신선한 공기와 피톤치드 그리고 우리 귀를 즐겁게 해주는 새소리, 물소리, 벌레 소리까지. 늘 같은듯 하지만, 사계절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신비한 공간. 상상만으로도 왠지 기분이 편안해지고 건강해지는 기분이 든다.

제주에서 숲과 어울려 삶의 행복을 느끼는 이가 있다. 산림치유지도사 양은영(45)씨다.

지금은 제주에서 숲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지만 십여 년 전까진 그도 하루하루 각박하게 살아가는 여느 도시인과 다르지 않았다.

경기도 과천에서 생활하면서 일에 대한 성취감보다 업무 스트레스가 더 크게 다가왔다. 그는 마음이 심란할 때면 종종 인근 산을 찾았다. 숲을 보고 있으면 왠지 마음이 편안해졌기 때문이다.

"흙 만지면서 살아보면 알아요. 그게 얼마나 귀한 일인지. 맑은 공기 마시고 벌레 소리 들어가며 흙에서 뒹굴고 살면 어느 순간 나도 자연 그 자체가 돼요. 그게 저를 지탱해준 자양분이고 원동력인 것 같아요."

2005년 아이들과 한 달 일정으로 제주여행을 계획하고 서귀포시 보목동을 찾았다. 숲과 바다, 그리고 들판에서 아이들과 뛰어놀며 오감을 자극하는 '제주 숲'에 매료돼 한 달이 일 년이 됐다. 그리고 지금은 제주시 노형동에 둥지를 틀었다.

2007년 갑작스럽게 찾아온 뇌혈관 협착증으로 고생했다. 약물치료와 병행으로 자연치유를 시작했다. 서귀포자연휴양림을 밥 먹듯이 드나들었다. 그렇게 매일 숲을 걸으며 건강해졌다. 그리고 자연에 대해 고마움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그는 이 일을 계기로 숲을 이해하며 숲 해설사 과정을 공부하고 2009년에는 가톨릭대학교에서 산림치유지도자 과정도 밟았다. 그리고 산림을 활용한 치유 프로그램을 기획·개발해 산림 치유 활동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내 삶의 봄날'도 창업했다.

"숲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어느 순간 어른인지 아이인지 모를 정도예요. 이미 우리 안에 자연과 맞닿은 경험들이 저장돼 있다가 숲에 와서 다시 발현되는 거죠. 우리가 하는 것은 그 경험과 기억을 꺼내어 보게 하는 것이에요."

제멋대로 가지 뻗은 나무, 돌멩이를 감싸듯 꼭 움켜쥔 나무뿌리, 온갖 덩굴식물들은 나무 몸통에 착 달라붙어 있는 모습 등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곶자왈이 특별한 매력이 있다고 했다.

그는 스트레스에 지친 도시인들에게 '느림과 비움'의 묘미를 느끼며 심신을 휴식할 수 있게끔 힐링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한다.

"자연과 일체감을 느끼지 못하면 자연 속에서 온전한 나를 느끼지 못해요. 숲에 오면 느리게 머물다 가라고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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