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 빠지다]마임이스트 이정식씨

[제주愛 빠지다]마임이스트 이정식씨
"마임예술 뿌리내리려 정착"
문화유목민 참여 제주로 이주 계기
  • 입력 : 2015. 03.20(금) 00:00
  • 김명선 기자 nonamewin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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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예술가와 제주문화 이야기 공연

지난 20여년간 마임 공연을 위해 전국 방방곡곡 누볐던 마임이스트 이경식(42·사진)씨. 새해 첫 날 그는 여생을 제주섬에서 보내기 위해 제주로 향하는 여객선에 몸을 실었다. 다음날 제주항에 도착한 그는 제주시 화북동에 터를 잡았고, 비로소 제주 이주1세대가 된 것이다.

경기도 성남 태생인 그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마임을 배웠고 그렇게 22년을 고향을 떠나 대구에서 살았다.

이 씨는 "첫번째 마임 워크숍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다른 동료들과 비교해 실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에 그만두자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어 열린 워크숍에서는 마임 공연에 응용할 수 있는 마술과 키다리 장대 기술을 가르쳐 준다기에 참여했고, 결국에는 마임이스트가 됐다"고 소개했다.

영화 '지슬'의 오경헌 감독이 대표로 있었던 문화기획단체 테러제이(Terror J)가 주관한 '2008 머리에 꽃을 문화유목민' 프로그램에 참여, 보름동안 제주에 머물면서 다른 예술가들과 함께 마을공연 등을 펼쳤다.

이 씨는 "2008년과 2009년 2년간 문화유목민 프로그램에 참여를 했다. 제주 섬의 서쪽마을을 중심으로 진행됐던 첫해는 '제주가 참 좋다'는 느낌이 들었고, 이듬해 참가기간에는 '이 섬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됐다"면서 제주에 정착한 동기를 밝혔다.

오 대표와의 이러한 인연으로 그는 2013년에 개봉한 영화 '지슬'에 출연, 온갖 악행을 일삼는 서북청년단의 고 중사라는 악역을 소화하기도 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지금은 고인이 된 제주의 소리꾼 오영순씨와 주고 받은 대사는 아직도 그의 마음속에 남아 슬픈 역사의 잔상으로 남아 있단다.

암투병중임에도 극중 해녀할머니를 열연했던 고 오영순씨가 이 씨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장면에서 서로가 "나도 당신만한 아들이 있는데…"/ "나도 우리 오마이(어머니)도 빨갱이 손에 죽었어"/ "빨갱이가 뭐길래", "할마이 잘가시라오"라고 주고 받았는데 많은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 씨는 "최근 입춘굿에서 무조신화를 마임으로 엮은 '초공 세상을 밝히다'공연을 펼쳤다. 당시 제주어로 노래를 부르는 뚜럼 브라더스 등과 함께 했다"며 "오는 5월에도 제주를 주제로 도내 예술가들와 함께 공연을 가질 계획인데, 제주 섬에 마임이라는 예술을 뿌리내린 1세대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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