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터]공공성 결여된 '도시개발계획의 그림자'

[현장 리포터]공공성 결여된 '도시개발계획의 그림자'
수익만 고려한 택지 개발
시민불편 가중
100년 내다본 계획 아닌 이익만 쫓는 현장으로 변해
  • 입력 : 2014. 11.10(월) 00:00
  • 김명선 기자 nonamewin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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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는 최근 연동지구 상가밀집지역에 주차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자 도로 한쪽에 주차면을 만들면서 기존 중앙선이 제역할을 못하자 지워버리는 꼼수를 부렸다. 강희만기자

대단위 아파트 주변 주차난 심각… 시민 안전까지 위협

제주시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이 시민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미래형 도시로 발전시키기 보다 경제적 수익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이뤄지면서 다양한 사회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제주시 연동택지개발지구(이하 연동지구) 주변의 상가 밀집지역. 평일 이곳에서는 매일 주차 전쟁을 치른다.

도시개발이 주변 노형택지개발지구까지 확대돼 일반 상가 외에 대형유통상가, 학원가, 금융가, 주상복합 건물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면서 이로 인해 발생하는 주차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주차민원이 계속되자 제주시는 고육지책으로 도로에 주차면을 만들었다. 이로 인해 주차선이 그어진 도로 중앙선이 제역할을 못하자 지워버리는 꼼수를 부리기까지 했다. 또한 상가지역 이면도로의 보도블럭은 차량들이 점령해 인도를 통한 통행이 불가능할 정도다.

지난 2011년 개발 초기 712면의 공영주차장이 텅텅비어 있을 정도로 주차공간이 여유로웠던 제주시 이도2지구도 유동인구가 점차 증가하면서 최근 상가 밀집지역 도로에 주차장을 만들었다. 주변지역에 초등학교와 여고가 있어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아보였지만 당국은 당장의 민원을 해결하기에만 급급한 모습이었다. 아라지구의 경우 일반주택과 상가 지역의 입주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임에도 벌써부터 주차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아파트지역 고층 건물 화재 진압 문제도 심각하다. 본보가 최근 올해 입주가 이루어진 대규모 아파트지역을 대상으로 고층건물의 화재진압시 꼭 필요한 고가사다리 차량의 출동시간을 확인해본 결과 장애물로 인해 진입자체가 불가능했다. 화재발생시 고가사다리차량이 작동을 하려면 7m의 여유공간이 필요하지만 이러한 공간을 제대로 확보한 아파트 단지는 거의 없다는 게 119관계자의 말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입주자들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은 치솟고 있는 아파트의 가격 때문이라고 밝혔다.

2001년 연동지구에서 첫 입주가 진행됐던 D아파트의 한 구매자는 약 96㎡ 크기의 1채를 1억2000만원(각종 세금 포함)을 주고 입주했지만, 2011년 다른 구매자에게 2억5000만원 되팔아 1억3000만원의 이득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현재 이 아파트는 85㎡ 크기의 한채가 3억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D아파트가 거래될 당시 3.3㎡당 분양가격은 271만원이었지만, 최근에 분양이 이뤄진 H아파트는 1000만원에 육박해 대규모 택지개발이 업체의 이익을 얼마나 보장해 주는 사업인지 그대로 드러난다.

김태일 제주대 교수는 "제주시 지역을 중심으로 지구단위의 택지개발지구에 건설되는 아파트를 보면 대도시에 건설되는 아파트와 여건이 비슷하다. 이는 환경수도를 지향하는 제주의 도시개발계획이 얼마나 공공성을 결여하고 있는지 보여준다"며 "제주도의 문화와 환경여건은 고려하지 않은 채 경제적 수익에만 초점을 맞춘 개발사업은 더 이상은 안된다. 이같은 현상이 제주의 시골지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어 안타까운데 지금이라도 도시개발계획을 제대로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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