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힘들다?… 제주관광 허약함 자인한 꼴

[편집국 25시]힘들다?… 제주관광 허약함 자인한 꼴
  • 입력 : 2014. 05.27(화) 00:00
  • 김성훈기자 s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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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도내 관광업계가 '힘들다'고 하소연이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여행심리가 위축돼 단체여행객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난달 16일 이후 지금까지 제주를 찾은 국내단체관광객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사 이전 20% 가까이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었음을 비춰보면 세월호 사건은 제주관광시장에 타격을 가져온게 사실이다.

그러나 한가지 팩트는 제주관광시장은 참사 이후에도 전체적으론 전년대비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관광객을 중심으로 외래시장은 여전히 폭발적으로 성장중이며 개별단위 내국인 관광객도 이어지면서 지난 4월 한달 제주를 찾은 국내·외 관광객 수는 1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5월 들어서도 10만명 가량 빠져나간 내국인 자리를 9만명의 외국관광객이 메꿨다. 이런데도 도내 관광업계는 힘들다고만 하소연하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소연의 원인은 현 제주관광시장의 구조에서 찾아볼 수 있다. 관광업계의 영업 의존이 단체시장에 쏠리고 있는 점이다. 여행사가 단체고객을 모객하고 전세버스에 태워 관광지를 돌아다니다 음식점에서 식사를 한 뒤 기념품 가게로 인도해 물건을 파는 일련의 과정이 제주관광시장 전반을 주무르고 있는 것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제주를 찾는 전체 관광객 중 단체 비중은 20%를 크게 밑돌고 있다. 폭발적으로 성장중인 중국 관광객도 개별 손님이 늘고 있는 추세이고 전체적인 관광시장은 단체에서 개별단위로 급격하게 변모중이다.

세월호 참사는 제주관광시장이 겉으론 메가투어리즘 시대를 열며 거대해졌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얼마나 취약한지를 여실히 보여준 셈이 됐다. 관광업계 또한 급변 중인 시장변화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자인한 꼴이다. "매출이 떨어지고 있지만 이번 기회에 경영 전반에 걸쳐 한번 점검해보려 한다"는 목소리가 없지 않은게 그나마 다행이다. <김성훈 정치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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