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66)제주시 일도2동 '화수분'

[당찬 맛집을 찾아서](66)제주시 일도2동 '화수분'
마음을 담아 건강을 챙기는 집 유명세 '톡톡'
  • 입력 : 2014. 01.24(금) 00:00
  • 김성훈기자 s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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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에 나는 식재료로 톳영양솥밥, 비빔밥, 녹차들깨수제비, 쌈정식 등 4가지 요리만 선보이는 화수분의 푸짐한 밥상. 강경민 기자

톳영양솥밥·쌈정식 등 4가지 선봬
전통차도 팔면서 여성 모임장소 '딱'

처음엔 찻집인가 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곳곳에 옛 분위기가 묻어있다. 벽면 한쪽엔 제주문화의 한켠인 고팡문이 장식되어 있고 다른 한쪽엔 찻잔 등이 들어차 있다. 주인장은 물론 종업원들의 옷 하며 색깔을 입힌 한지로 메뉴판이 만들어진게 영락없는 전통찻집 모양새를 하고 있다. 그러나 주인장(정두련·54)은 밥을 파는 음식점이라고 웃는다. 주인장의 말을 빌리자면 '집 밥'을 파는 곳. 밥만 먹고 가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분위기다. 제주시 일도2동에 자리하고 있는 '화수분'의 첫인상이다.

화수분이 내놓는 음식 메뉴는 단 4가지다. 톳영양솥밥과 비빔밥, 녹차들깨수제비와 쌈정식. 그러나 분위기에서 읽혀지듯 '차'도 메뉴판 한자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추차와 오미자차, 녹차와 유자차 및 보이차도 손님상에 놓여진다.

▲화수분의 주인장인 정두련씨. 강경민기자

화수분이 내놓는 톳영양솥밥이 손님몰이 중인 이유는 매일매일 달리하는 국 때문. 월요일엔 주말에 술을 마신 직장인을 생각해 해장이 가능한 북어국과 콩나물국이 선보이고 눈이나 비가 오는 우중충한 날엔 콩국을 대접한다. 기자가 찾은 날, 마침 눈이 오는날이라서 콩국이 나왔다. 별미로 나온 전은 색깔이 매우 곱다. 주재료가 뭐냐고 물었더니 색이 좋은 각종 야채로 만들었단다. 전에 들어가는 야채도 아무렇게나 고르지 않고 색깔을 맞춰 음양을 고려했다.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는 비빔밥도 멋스럽다. 놋쇠그릇에 담겨져 있어 운치있고 그래서 보는 것만으로도 맛깔스럽다. 특히 화수분이 내놓는 밥 종류엔 모두 톳이 들어가 있다. 흰색의 밥 위에 감청색의 톳가루가 뿌려져 있어 한숟갈 떴더니 바다냄새도 난다. 각종 밑반찬도 그날그날 다르게 상에 올려진다. 주메뉴에 따라, 요일에 따라 국과 반찬이 다른 것은 주인장이 웃으며 말했던 손님들에게 집 밥을 대접하고 싶은 때문이다.

"손님 모두에게 마음을 담아 건강을 챙겨드리고 싶다"는 주인장의 간단한 말이 모든것을 함축한다. 식구들을 위한 어머니의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고 제철에 나는 재료를 아낌없이 넣고 있지만 값은 비싼편이 아니다. 톳영양솥밥이 1만원이고 비빔밥은 8000원이다. 녹차들깨수제비는 7000원이다. 우연히 들러 음식을 맛본 많은이들이 "음식값이 너무 싸다"며 미안해 할 정도다. 몇몇 관광객들이 제주여행을 끝내고 돌아간 뒤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화수분을 홍보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가 한몫했다. 제주서 사는 젊은층은 어머니에게 소개하는 등 입소문을 타면서 화수분은 많은 여성들의 모임장소로 애용되고 있다.

밥을 먹은 뒤 마시는 차는 운치를 더한다. 차 값은 종류에 따라 5~6000원 꼴. 주객이 전도 되는 것을 지양하기 위함 때문이란다. "금강산도 식후경이잖아요. 일단 배가 불러야 차도 마실수 있겠죠?."라고 주인장 정씨는 웃는다. 하지만 정씨의 바람(?)과 달리 요즘들어 차 만을 마시러 오는 손님이 부쩍 늘었다.

"화수분은 온갖 물건을 넣어두면 똑같은 물건이 끝없이 나온다는 보배로운 그릇을 뜻합니다. 음식을 맛본 손님들의 건강이 샘솟기를 바라는 뜻으로 음식점 이름을 화수분이라 지었다"며 주인장은 말을 맺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영업한다. 문의 756-2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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