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한라일보 신춘문예]소설 당선작 '복어'-2

[2014한라일보 신춘문예]소설 당선작 '복어'-2
송민성
  • 입력 : 2014. 01.06(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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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자에서 계속

현은 연화의 입속에서 튀어나오는 웃음들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그녀가 술을 마시는 것도. 주절주절 이상한 소리를 읊어대는 것도 말리지 않았다. 어쩐지 그녀 속에 존재하는 비장한 웃음들을 모두 뽑아내야 할 것만 같았다. 놀랍게도 국숫발처럼 쏟아져 나오는 그녀의 까만 웃음들은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회색빛 연기처럼 사라져버렸다.

일본풍의 주점을 나선 현은 지금 점멸하는 간판을 올려다보고 있다. 켜질 듯 켜지지 못하는 불빛에 눈이 시렸다. 여관 안은 참혹했다. 쭈글쭈글하게 일어난 벽지와 곰팡이 핀 누런 장판을 보자 코가 매웠다. 좀 전에 자기가 다녀온 곳이 어디였던가 생각했다. 점점 더 그의 감정은 정신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더해만 가는 불안과 스스로 끝을 내야 한다는 초조. 이 모든 것이 부질없다는 절망 따위의 비루한 감정들이 그의 심장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잡아채고 있었다. 현은 때가 잔뜩 낀 이불깃을 바라보며 전화기를 들었다. 늙은 여자의 목소리에서 곰팡이의 싸한 냄새가 희미하게 느껴진다. 20분 안에 갑니다. 전화를 끊고 나자 술 생각이 나, 다시 걸까 하다가 쾌쾌한 목소리가 거슬려 그만두었다. 채 20분이 되지못해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고 4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여자가 쟁반에 맥주 세 병을 들고 들어왔다. 짧은 치마 때문에 축 처진 엉덩이가 드러났다. 술은 안 시켰는데…. 어머, 오빠! 기본이야 이건. 술과 여자! 둘 중 하나라도 없으면 섭섭하잖아? 홍홍. 어려 보이기 위한 필사적인 말투와 제스처가 역겹다기보다는 안타까웠다. 마치, 여자와 현은 놓쳐서는 안 될 무엇인가의 끄트머리를 간신히 잡고 있는 사람들처럼 보였다. 결국 현은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여자를 돌려보냈다. 진한 자줏빛 커튼을 걷자 창문의 반은 막혀있고 반으로만 눈발이 간간이 나리고 있었다. 올 들어 첫눈이었다. 어두웠고 하얬다. 현은 술집에서 보았던 풍경들을 떠올려보려 했지만 그곳의 거리조차 생각나지 않았다.

문밖에서 남자와 여자의 실랑이 소리가 들린다. 뒤이어 타다닥, 사라지는 발소리. 그리고 쿵, 닫히는 육중한 울림. 곰팡이 핀 벽으로 가만히 귀를 대어본다. 누군가 흐느끼고 있다. 소리는 사라진 자에게 전해지지 않는다. 그것은 자신을 위한 울음. 길 잃은 울음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것을 느낀 현은 그만 이불을 깔고 자리에 눕는다. 침대조차 없는 허름한 여관방에서 누군가는 잠을 자고 누군가는 흐느낀다.

눈을 감는다. 또다시 떠오르는 얼굴. 그녀의 보드라운 손길과 뜨겁고도 깊었던 욕망의 우물 속에서 편안히 잠들 수 있었던 짧은 날들…. 현은 자신이 연화에게서 무얼 보았던 것일까 생각하려 애쓴다. 무엇 때문에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지. 고장 난 웃음처럼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진 연화는 자신에게 어떤 존재였는지를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나의 존재. 나의. 내 것인 존재…. 결국 현은 지갑 속 사진을 꺼내 들었다. 그의 눈은 오래도록 그곳에 머물러있었다. 이상하게도 아이에 대한 기억은 줄곧 그의 머릿속에서 빠르게 사라지곤 했다. 이렇게 끈질기게 무언가를 오랫동안 생각하고 그 긴 줄을 힘겹게 되짚어가야만 다시금 아이가 살아났다. 하지만 그것은 고통이었다. 기억이 아닌 고통의 시작. 현은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기억이라는 창고 밖으로 치워버렸던 것이다. 고통은 사랑을 불러온다. 사랑은 분노의 손을 잡는다. 분노는 절망을, 절망은 결국 자멸을 몰고 올 뿐이다. 그의 존재. 그의 사랑. 그의 분노 속에서 타오르던 아이. 그 조그맣던 아이의 얼굴…. 더 이상 견딜 수 없던 현은 벌떡 일어나 여관 밖으로 나갔다.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고 싶지만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이 입을 틀어막은 듯 신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고통은 사람을 불러온다. 사랑은 분노의 손을 잡는다.
분노는 절망을, 절망은 결국 자멸을 몰고 올 뿐이다.

죽음이자 내 삶의 에너지. 니가 나의 모든 걸 가져갔지. 
막 5월로 넘어가고 있다. 곧 독성이 강해지는 산란기가 될 것이다. 


꿈속에서도 아이가 죽던 날의 꿈을 자주 꿨다. 후룩후룩 국물을 마시고 오독오독 껍질을 씹어 먹는 아이. 방안에서 함께 먹었던 복어요리들. 껍질의 쫄깃한 느낌이 이 사이로 전해졌다. 오돌오돌 부드럽지만 리드미컬하게 씹히는 느낌을 아이는 좋아했다. 이와 이가 어긋나며 삐걱거리는 그 순간의 기분에 도취되어 삐걱삐걱 복어를 씹었다. 아이와 눈을 맞추며 웃는 날들이 행복했다. 근데 이건 무슨 소리지? 어디선가 삭삭- 무언가 갈리는 소리가 들린다. 무시하려 해도 한번 들리기 시작한 소리는 그의 신경 다발을 견딜 수 없이 간질였다. 현은 참지 못하고 일어선다. 아가, 잠깐만…. 덜컥, 굳게 닫힌 방문을 열자 어딘지 낯익은 술집의 전경이 펼쳐진다. 어떻게 된 거지…. 여긴 아파트가 아니었나…? 현은 어두운 가게 안으로 발을 딛는다. 보글보글 물방울이 터지는 소리와 뽀득뽀득 이를 갈 듯 점점 강하게 들리는 기분 나쁜 소리. 시커먼 어둠 속에서 희미한 불빛이 출렁, 손짓하는 쪽으로 다가간다. 저 멀리 수조 안에서 물을 가르고 있는 복어가 한 마리 보인다. 한발 한발…. 조금씩 다가가던 현은 갑작스러운 공포에 사로잡혀 걸음을 멈춘다. 복어는 푸른 껍질이 훌렁 벗겨진 채 붉은 피를 뚝뚝 흘리며 물속을 헤엄치고 있었다. 순간 입안과 목구멍에 강한 경련이 인다. 놀란 그가 목을 부여잡고 허겁지겁 방문을 열자 아이는 이미 거품을 물고 쓰러져 있다. 비명을 지르며 아이를 끌어안지만 이내 아이는 작은 물고기로 변하여 팔랑, 그의 품을 빠져나간다. 아악! 현은 소리를 지르며 잠에서 깼다. 바각바각- 작은 소리가 밖에서 들린다. 벌컥, 문을 열고 나가자 은백색의 허리띠를 두른 녀석이 좁은 수조 안을 돌고 있는 게 보였다. 4시. 아직 날이 밝으려면 세 시간쯤 남았다. 현은 의자를 빼고 앉아 수조에 얼굴을 바짝 들이댔다. 그의 입김이 커다랗게 퍼졌다가 다시 줄어들었다. 현은 어떤 의식을 치르듯 하얀 입김을 규칙적으로 내뿜으며 녀석의 빛나는 은빛 줄무늬를 오래도록 들여다보았다.

▲그림=고보형 화가

그 무렵 연화의 손은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다. 샴푸걸에서 벗어나 가끔 가위도 잡는 모양이었다. 머리를 감겨주던 느낌을 잊을 수 없다. 그녀의 손이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더니 이내 손가락이 미끄러지듯 젖은 머리카락 사이로 들어왔다. 부드러운 손이 거품과 함께 머릿속 곳곳을 헤집기 시작하자 그는 순식간에 환상에 사로잡힌다. 손가락들은 어느새 그녀의 분홍빛 혀로 변해 있었다. 열 개나 되는 연화의 말랑한 혀가 그의 온몸을 핥아 댔다. 마지막으로 연화의 혀가 거품 묻은 귓바퀴를 샅샅이 핥는 환상을 본 순간 뜨거운 혀들은 어느새 긴 손가락으로 돌아와 현의 머리카락을 다듬고 있었다. 거울 속에서 연화가 방긋 웃었다. 까만 웃음이 아닌 웃음. 현은 머리를 어떻게 말렸는지도 기억하지 못한 채 서둘러 그곳을 빠져나왔다. 그날 이후, 현은 푸른 손을 흔들며 다가오는 연화의 꿈을 자주 꾸었다. 하지만 그녀와 막 사랑을 나누려는 순간이면 용이 나타나 잡아채었고 연화는 미친 듯이 웃어댔다. 꿈에서 깬 어느 날은 너무도 억울하여 연화의 손을 생각하며 오래도록 수음했다.

자주 연화의 눈가엔 푸른 멍이 들어있었다. 이번엔 며칠이 지났는지 입술에 검붉은 딱지가 굳어 있는 게 보였다. 그의 눈길을 느낀 연화는 손을 들어 입술을 가렸다. 독이 빠진 연화의 손은 희고 아름다웠다. 한 번도 오물에 담근 적이 없는 손인 듯 고결해 보였다. 용은 건달인 동생이 가끔 부쳐주는 돈과 연화의 월급으로 생활하는 듯했다.

-그 마가 서울서 이기 좀 되거든! 내가 업어 키웠다 아이가. 해서 말인데, 그 마도 복지리 차암 좋아하거든? 언제 함 오면 우리 저거 먹어 삐자고!

연화는 용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술잔을 비웠다.

-봐라, 복국엔 살짝 독을 쳐야 좋은 거 알제? 아리아리하고 짜릿하게 알았나?

현이 당황한 듯 머뭇거리고 있을 때 연화가 입을 열었다.

-중국의 시인이 그랬대요….

갑작스러운 연화의 목소리에 현과 용의 눈길이 부딪쳤다.

-죽음과도 맞바꿀 수 있을 만한 맛이라고….

연화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지만 용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 봐라, 야도 안다 아이가! 줄끼제? 응? 해 줄끼제?

취한 용이 자꾸만 재촉하자 연화가 현을 바라보았다. 그는 피하지 않고 똑바로 응시했다. 그리고 연화의 눈동자가 덜그럭, 흔들리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용은 얼큰히 취한 채 가게를 나섰다. 뒤따르던 연화는 돌아서서 그에게 말했다. 결국, 저걸 먹을 때까지 매달릴 거예요. 정 안되면 협박을 해서라도 뺏겠죠…. 누군가 소중히 생각하는 걸 꼭 가져야 해요. 그게 저 사람 방식이에요.

며칠 후, 용은 동생과 함께 왔다. 연화는 달력 속의 그림처럼 앉아 있었다. 몸속을 돌고 있을 까만 미소라도 흘렸으면 싶었지만 연화의 입은 열릴 줄 몰랐다. 납작한 이마에 칼자국을 새긴 용의 동생은 국물을 마시며 말했다. 뭐 대구탕도 시원하네! 현은 자신을 노려보는 용의 눈을 피하며 안주를 날랐다. 손님들이 빠져나간 새벽, 만취한 용이 말했다. 니 연화랑 자고 싶나? 갑작스러운 용의 말에 동생의 표정이 매섭게 변했다. 이마에 패인 칼자국이 살아 있는 듯 움찔거리는 것을 보며 현은 숨을 죽인 채 서 있었다. 그러자 용이 실실 웃으며 말했다. 원하면 함 줄 수도 있고! 어때? 저 복어 새끼하고 함 바꾸까?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용이 연화의 머리를 툭툭 치며 말했다. 이래봬도 밤일 하나는 쥑인데이! 양파를 썰기 위해 칼을 든 현의 손이 부르르 떨렸다. 재밌다는 듯 용이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비밀 하나 말해주까? 실은…. 임마가 할 만큼하고 준 년 아이가. 이히히- 와? 니도 벌써 꼴리나? 이히히-이히히- 용의 모가지 어디쯤엔가 구멍이라도 난 듯 소름 끼치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칼자국은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음흉하게 연화를 바라보았다. 변함없던 연화의 표정이 일순간 단단히 굳어졌다. 누군가 연화의 뱃속에 무딘 칼을 쑤셔 넣은 것처럼 새빨개진 눈동자로 몸을 떨었다. 금방이라도 무슨 일을 저지를 것 같아 두려웠지만 연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현은 불 꺼진 가게에 앉아 있었다. 빨갛게 변한 연화의 눈알이 자꾸만 떠올랐다. 개자식…. 용을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빨간 눈알과 함께 몸속 여기저기를 부대끼며 피를 내었다. 불안한 듯 자리에서 일어선 현은 수조 앞으로 다가가 분풀이라도 하듯 먹이를 던져 넣었다. 녀석은 단단한 이빨을 드러내며 날름, 붉은 새우를 물어 삼킨 후 반대쪽으로 몸을 돌렸다. 현은 복어의 날카로운 이빨을 오래도록 노려보았다. 죽음이자 내 삶의 에너지. 니가 나의 모든 걸 가져갔지. 이상해. 널 보고 있으면 나는 죽음의 아릿함도 살아 있음의 짜릿함도 느껴지니 말이야…. 죽음을 압도하는 삶의 방식을 지닌 너를 보면 증오가 들끓어서 견딜 수가 없단 말이다. 끔찍한 놈. 저 작은 지느러미 아래 죽음을 품고 다니는 야비한 놈…. 현은 고개를 들어 달력을 바라본다. 막 5월로 넘어가고 있다. 곧 독성이 강해지는 산란기가 될 것이다.

어둠 속을 달리던 현은 천천히 걸음을 멈췄다. 간간이 흩날리던 눈이 그치자 어둠이 그를 장악했다. 하지만 자신을 감싸고 있는 어둠에 오히려 안도하여 숨을 깊이 몰아쉬었다. 현은 포근하고 하얀 솜이불을 온몸에 두른 듯 차디찬 어둠의 품에 오래도록 안겨있고 싶었다. 하늘의 색이 조금씩 변해갔다. 검은색에서 남색으로 남색에서 검푸르게 하늘은 쉬지 않고 얼굴색을 바꿨다. 현은 연화의 손을 떠올렸다. 죽음을 무릅썼더라면 연화는 나를 버리지 않았을까…. 반신불수가 되더라도 그때의 공포를 이겨냈더라면…. 이를 악문 그의 턱이 툭 불거져 나왔다. 얼굴의 자잘한 근육들이 미세하게 꿈틀댄다. 그놈들 앞에서 겁을 집어먹은 채 옴짝달싹할 수 없었던 제 모습을 다시 보기라도 한 듯 현은 머리를 감싸고 몸을 웅크린다. 잠시 무릎 사이에 머리를 처박은 채로 헉헉거리며 숨을 몰아쉬던 현은 벌떡 일어나 다시 걷기 시작한다. 새빨간 연화의 눈알이 자신을 원망하며 눈물을 흘릴 것 같아 견딜 수가 없다. 당장 무슨 일이든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현은 감정을 통제하지 못한다. 연화를 찾을 수 없다면 이제 그만 어떻게라도 끝을 내야 한다는 심정으로 정신없이 뛰기 시작한다. 멀리멀리, 어둠 저 끝에 환한 빛이 보이는 곳까지 현은 멈추지 않고 달린다.

-사람을 죽였습니다.

경찰서 안에 있던 3명의 경찰이 동시에 그를 돌아보았다. 진실을 실토하고 급격히 무기력해진 현은 쓰러질 듯 비틀거렸다. 그러자 허리에 손을 짚고 서 있던 경찰 하나가 말했다.

-아저씬 집이 어디예요?

-제…. 제가 사람을….

-이봐요, 여기 다 힘든 사람들이에요. 아저씨만 힘든 거 아니란 말입니다. 보세요. 여기 아저씨 같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경찰은 하던 일을 계속했다. 의자 위엔 몇몇이 술에 취해 쓰러져 있었다. 구석에 주저앉은 남자는 계속해서 욕지거리를 하며 죽여 버리겠다고 울부짖었다. 경찰서 안은 지독한 술 냄새와 호통으로 가득했다. 현은 그곳을 나와 곰팡내 나는 여관으로 몸을 돌렸다.

청산가리의 13배. 해독제조차 없는 테토로드톡신.

용이 더러운 입을 놀린 그날 이후 연화는 오지 않았다. 가끔 용과 다른 여자가 왔지만 그리 놀랄 만한 일도 아니었다. 용은 전에도 다른 여자를 데려오곤 했던 것이다. 연화가 오지 않는 동안 테토로드톡신에 대해 생각했다. 현은 매일 밤 수조 안을 들여다보며 용을 위한 복을 손질했다. 대가리를 반 정도 가르고 엄지손가락을 살과 껍질 사이로 쑥~ 밀어 넣는다. 그리고는 양말을 뒤집듯이 대가리를 잡은 손으로 껍질을 훌렁 뒤집어서 쭉 잡아뗀다. 내장을 바르고 뼈 사이사이의 신장과 남은 찌꺼기를 제거한다. 깨끗하게 씻은 복을 냄비에 넣고 끓이다가 독이 잔뜩 들어 있을 내장과 지느러미를 함께 넣고 한소끔 끓인 복국을 용에게 내놓는다. 용은 게걸스레 먹어치울 것이다.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얼마나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을까. 다 먹은 후엔 맛나게 담배를 피우고 맥주를 마시겠지. 30분쯤 지나면 초기 중독증상이 나타날 것이다. 입술은 가볍게 떨리고 취한 듯 어지러워진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호방하게 웃으며 술을 찾을 것이고. 원한 것을 이룬 용은 점점 더 기분이 좋아질 테지. 2단계의 중독증상인 어지러움과 약간의 구토는 자신이 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곧 비틀비틀 자리에 앉지도 못할 지경이 된다. 연화는 용을 부축해서 집으로 데려갈 테고. 하룻밤…. 연화의 불행은 그것으로 끝이 난다. 그자는…. 다시는 더러운 혀를 놀리지 못할 것이다. 다시는….

▶7일자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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