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신축 제주성 원형찾는 계기로

기상청 신축 제주성 원형찾는 계기로
10월 새 청사 착공… 훼손·멸실 성곽 복원해야
1923년 성벽 위 측후소 개설로 원래모습 상실
  • 입력 : 2013. 05.30(목) 00:00
  •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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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방기상청 청사 신축이 제주성지 정비 복원과 맞물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희만기자

제주지방기상청 청사 신축이 올 하반기부터 추진될 예정이어서 제주성지 정비 복원과 맞물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의 기상청이 자리한 일대는 제주성 동성 주변의 성곽을 이용해서 조성된 유서 깊은 역사공간이라는 점에서 훼손 멸실되고 있는 제주성의 원형을 찾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1923년 제주성지 위에 측후소를 개설한 이래 올해로 90년째를 맞고 있다. 제주기상청은 현 건물지와 연결된 일도1동 1186번지 등 11필지 6636㎡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3275㎡ 규모의 청사를 신축하기로 하고 오는 10월 공사에 착공 내년 10월 준공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전 예정인 현 청사 일대에 허물어진 성곽과 사라진 건물 등을 정비 복원해서 원래 제주성의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나가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제주기상청 일대는 동문에서 이어진 성곽을 관통한데다 선조 25년(1592) 이경록 목사가 지은 '결승정'과 효종 8년(1653) 이원진 목사가 설치한 '공신루(정)' 등 주요건물이 위치해 있었던 상징적인 공간이다. 그렇지만 일제 강점기부터 제주기상청의 전신인 제주측후소가 성벽 위에 설치되고 그 후 도시개발 과정에서 건물들이 들어서며 성곽은 점차 훼손 멸실돼 일부만 남아있다.

최근 제주성지 실태 등을 파악하기 위해 답사에 나선 고고역사학자와 향토사학자 등 전문가들도 제주기상청 일대에 대한 정비 복원 및 활용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한 전문가는 "기상청 주변은 제주성지 가운데서도 가장 상징적인 공간 가운데 하나"라며 "궁극적으로 기상청 이전 검토와 함께 성곽복원과 정비방안을 심도있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제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청사를 신축하게 되면 현재의 건물자리는 별도의 건축을 하지 않고 평지로 놔둘 계획"이라며 "성곽 일부를 복원하고 결승정 등을 세우는 방안 등을 포함해서 역사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고민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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