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을 통해 본 한국미의 전형

세계유산을 통해 본 한국미의 전형
신광철의 '유네스코 지정 한국의 세계문화유산'
  • 입력 : 2011. 06.25(토) 00:00
  •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한국미를 바라보는 관점은 다양하다. 그렇지만 흔히 한국미는 양 극단을 끌어안아 상생의 미학을 만들어내는 창조적 결정체라고 한다. 이를 보여주는 적절한 예가 바로 남방문화인 마루와 북방문화인 온돌을 한 집안에 들여놓는 것을 들 수 있다. 한 민족은 양 극단 중 하나를 선택적으로 갖지 않고 둘 다를 품어 안는 문화적인 기질을 지녔다.

또 하나 예를 들자면 한민족은 슬픔의 정조인 한(恨)의 문화와 신명남을 표출하는 흥(興)의 문화를 하나로 버무려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왔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자연과의 합일이라는 관점에서 출발했고, 어쩌면 합일보다도 자연 속에 조화된 모습을 그리려 했다. 과학적인 면에서도 그러한 인식이 늘 깔려있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인식이 우리나라처럼 좁은 국토에 세계문화유산을 11개나 거느리게 된 토양이 아닐까. 현재 151개국에 911건이 등재돼 있지만 실제 두 자릿수 이상의 세계유산을 보유한 나라는 전 세계에 24개국에 불과하다.

'한국의 세계문화유산'은 우리나라를 뛰어넘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9곳과 중요 문화재들을 컬러사진과 함께 다룬 책이다. 책에는 '종묘' '석굴암ㆍ불국사' '창덕궁' '수원 화성' '고창ㆍ화순ㆍ강화 고인돌 유적' '경주 역사지구' '조선 왕릉' '하회마을과 양동마을'''해인사 장경판전' 등을 소개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들의 역사적 배경과 특징 및 중요성, 그 안에 얽힌 이야기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준다.

저자는 '종묘'에 대해 한국 건축 미학에서 최고의 단순성으로 엄숙함에 이른 위엄 있는 건축물이라며, 서양에 파르테논 신전이 있다면 동양의 신전으로 종묘가 있다고 비교했다. 불국사는 그야말로 치밀하게 조화와 대칭을 따져 만든 건축물로 과학적인 조형미를 구현한 걸작품이다. 정조가 계획한 화성은 임금의 효심과 과학과 예술이 만나 한층 한국미를 빛낸 성으로 동양 성곽 축성술의 걸작으로 꼽힌다.

또한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황금대총금관' '성덕대왕신종' '청자상감운학문매병' '백제금동대향로' 등 유네스코에 등재되지 않았으나 세계적으로 뛰어난 문화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은 우리 곁에 있어서 중요함을 모르고 지나쳤던 것이 진정 세계적으로 뛰어난 문화유산이었음을 느끼게 해준다.

저자인 신광철은 시인이자 소설가로 현재 한국문화콘텐츠연구소를 개설하여 한국문화의 원류에 대한 탐구와 인문학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일진사 펴냄, 272쪽, 1만5000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638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