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운송 짜고 친 고스톱 `들통'

감귤운송 짜고 친 고스톱 `들통'
  • 입력 : 2005. 01.19(수)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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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내 농협과 감협에서 계통출하하는 감귤 운송비가 운송업체의 담합에 따라 높게 책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지방경찰청은 19일 담합을 통해 고의적으로 유찰시킨 혐의(형법 상의 입찰방해)로 도내 화물운송업체 대표 14명을 입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운송업체 대표들은 2002년 계통출하 감귤 입찰을 앞두고 한 곳에 모여 15㎏들이 감귤 1상자당 운송비를 1천100원으로 미리 정해놓고 각 농협별 입찰에서 입찰예정가격보다 높은 금액으로 입찰하거나 입찰 신청후 입찰에 불참하는 방법으로 유찰시킨 뒤 농협별 수의계약에 나눠먹기식으로 응했다.

이들 운송업체 대표들은 지난 해에도 같은 방법으로 입찰을 방해한 뒤 15㎏ 상자당 1천300원으로 수의계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운송업자들은 이같은 담합을 통해 2002년의 경우 제주감귤협동조합 입찰에서 무려 34차례나 유찰시켰고, 제주시농협, 서귀포농협, 위미농협 등에서 각각 2회, 지난 해의 경우 제주감협 8회, 제주시농협, 중문농협, 서귀포농협 각 2회 등 모두 54회 유찰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운송업자들은 담합에서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업체별로 3억원씩 약속어음을 제출해 담보토록 하고, 약속 불이행시 담보금을 몰수키로 결의하는 한편 상자당 10원씩 공금을 거둬 운송물량을 배정받지 않는 조건으로 D업체에 2002년에는 5천만원을 지급했고, 지난 해에도 4천만원을 지급키로 약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담합과 입찰방해가 없었던 2003년에는 감협 낙찰가가 15㎏당 819원, 제주시농협이 850원이었고, 나머지 농협의 운송비도 비슷했던 점에 비춰볼 때 2002년과 지난 해 운송업체들의 담합을 충분히 짐작케 하고 있다.

경찰은 담합 과정에서 농협 직원이 개입하거나 묵인했는지 여부, 답합으로 각 운송업체가 취득한 부당이득 규모 등을 추가로 조사한 뒤 담합 주모자를 가려내 구속할 방침이다.

2002년산 계통출하 감귤은 2천550여만상자로 총 운송료는 281억원, 2004년산의 경우 940여만상자에 운송료는 108억원으로, 담합과 수의계약에 따른 운송비 추가부담에 따라 그만큼 농가수입은 줄어든 셈이 됐다.

계통출하 운송비는 농협 계약규정에 따라 공개경쟁입찰로 정해지는데, 감귤의 경우 취급물량이 많은 감협을 비롯, 3-4개 농협에서 경쟁입찰을 실시한 뒤 나머지 조합에서는 그 결과에 따라 수의계약을 체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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