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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훈의 문연 路에서] 월동채소 적정생산으로 안정 가격 회복을
장정훈 hl@ihalla.com 기자
입력 : 2026. 09.22. 02:00:00
'많이'에서 '필요한 만큼'
선제적인 생산 조절 필요

출하시기 분산 시스템 구축




[한라일보] 제주에서 생산되는 주요 월동채소인 양배추와 브로콜리, 월동무, 당근 등이 파종과 정식에 들어가면서 농업인들의 손길도 바빠지고 있다. 그러나 농가의 마음이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지난해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크게 흔들렸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제주 월동채소는 전국 겨울철 채소 공급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많은 물량이 제주에서 생산·공급되는 만큼 제주지역 작황과 생산량은 전국 채소 수급과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지난해처럼 도내 주요 품목 생산량이 일제히 늘어나면 가격이 하락하고, 이는 농가 경영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많이 생산하는 농업'에서 '필요한 만큼 생산하는 농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수급 예측과 선제적인 생산조절이 필요하다. 제주도는 종자 신청량과 농가 재배의향조사, 파종 이후 드론조사 등을 통해 실제 재배면적과 생산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 육지부 주요 월동채소의 재배면적과 작황, 예상 생산량, 출하시기까지 지속적으로 파악해 수급관리에 반영해야 한다. 제주에서 적정생산을 하더라도 육지부 생산량이 크게 늘면 전국적인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 반대로 육지부 작황이 좋지 않다면 제주산의 출하전략을 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제주만이 아니라 전국의 수급 상황을 함께 살피며 생산과 출하를 결정해야 하는 이유다.

이런 정보를 종합해 품목별 적정 재배면적을 농가에 제시하고, 파종 결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재배면적이 적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에는 대체작목으로 전환하거나 휴경할 수 있도록 하는 '토양생태환경보전사업'이 확대 추진돼야 할 것이다.

가격이 하락한 뒤 대응하는 사후대책에서 벗어나, 파종 전부터 수급을 관리하는 선제적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적정 재배면적을 준수한 농가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공급과잉이 예상되는 품목은 계약재배와 출하약정 등을 통해 생산단계부터 물량을 조절해야 한다.

생산 이후에는 시장 수급상황을 반영한 출하물량 조절과 공동출하를 확대하고, 저장 등을 통해 출하시기를 분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적정생산의 책임을 농업인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 2024년에 설립되어 운영중인 농산물수급관리연합회가 생산자 중심의 자율적 수급관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행정과 농협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월동채소의 안정적인 가격은 단순히 농산물 가격을 높이는 문제가 아니다. 농업인이 생산비를 감당하고 다음 농사를 준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이며, 제주 농업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다. 올해 파종기를 맞은 제주산 월동채소가 안정적인 농가소득을 회복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제주 월동채소 농업이 수요와 전국 수급 상황을 예측하고 적정량을 생산해 제값을 받는 농업으로 전환되기를 기대한다.

<장정훈 제주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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