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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제주의 삶과 일상에 남긴 흔적들
박정근 개인전 '404…' 서울 인사동 제주갤러리 공모 선정
제주4·3 관련 영상·사진 작업에 생존자와 유족, 장소들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6. 07.20. 16:55:18

박정근의 '희권영애 이야기(주단잠바)'(2023). 제주갤러리 제공

[한라일보] 밀도 높은 사진 작업으로 제주의 사람과 자연이 품은 사연을 전해온 박정근 작가. 그가 제주도와 (사)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회가 주최·주관하는 제주갤러리(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지하 1층) 공모 선정 전시를 펼친다.

이달 23일부터 시작되는 이번 개인전은 '404: Page Not Found'란 이름을 달았다. 어디서 본 듯한 문구일 게다. 웹에서 요청한 페이지를 서버가 찾을 수 없을 때 표시되는 바로 그 오류 메시지다. 작가는 그 메시지에서 단일한 이미지나 설명으로 묶기 어려운, 쉽게 열리지 않는 제주4·3을 떠올린다.

이 전시에는 그간 작가가 4·3 이후의 삶과 일상에 드리운 흔적을 사진과 영상으로 탐색한 작품들이 모인다. 4·3과 6·25 전쟁 등 참혹한 세월을 겪은 어느 청년의 생애가 흐르는 '사소한 위로-오태경', 4·3의 와중에 같은 날 같은 마을에서 태어나 부부의 연을 맺고 모진 세월을 함께 견뎌온 두 사람을 담은 '희권과 영애 이야기', 씻기지 않는 상처와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생존자들의 초상으로 구성된 '할머니, 무슨 과일 좋아하세요?' 등 대표 연작이 나온다. 제주에서 일본 오사카까지 목숨을 걸고 건너야 했던 바다, 피로 물든 역사의 현장을 지켜봐야 했던 또 다른 목격자인 나무 이야기도 있다.

박정근의 '세상에 없는 나무'(2022). 제주갤러리 제공

제주갤러리 측은 "관람객은 생존자의 얼굴과 목소리, 장소와 풍경, 그리고 사진이 끝내 담아낼 수 없는 시간을 마주하며 제주4·3을 과거의 사건이 아닌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는 삶의 역사로 다시 만나게 된다"고 했다. 8월 10일까지. 오프닝은 23일 오후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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