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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의 월요논단] 돌문화공원 하늘연못 보수 논란, ‘문화재단’ 설립이 답이
김영호 hl@ihalla.com 기자
입력 : 2026. 07.13. 00:00:00
[한라일보] 제주돌문화공원은 제주를 대표하는 영적인 공간이다. 제주 자연이 낳은 현묘한 화산암과 곶자왈 원시림 속에 녹아든 설문대할망 신화는 방문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해 왔다. 그중에서도 돌박물관 옥상에 자리한 '하늘연못'은 과연 백미다. 지름 40m의 황동 그릇에 제주의 하늘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자연과 인간과 신화의 합일을 예술적으로 구현한 걸작이다. 20년의 세월 동안 황동 테두리가 산화되며 빚어낸 무채색의 깊은 색감은 주변 풍경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개관 20주년을 맞은 올해, 하늘연못이 변질됐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테두리는 '아스팔트 도로 위의 중앙선을 연상시키는' 노란색 페인트로 덧칠되었고, 바닥은 일반 건물의 옥상에 사용하는 방수용 연회색 페인트로 뒤덮였다는 내용이다. 자연의 시간과 숨결을 느낄 수 있던 '하늘을 담은 그릇'이 정체불명의 인공 시설물로 전락해 버렸다는 것이다. 문화유산에 속하는 황동 시설물에 이질적인 화학 페인트를 덧칠하는 보수 방식은 유례를 찾기 힘들다.

시민 건의문과 언론보도를 통해 논란이 일자, 관리소 측은 누수와 안전 예방, 미관 개선을 위해 색상을 고민해 선정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 다수와 언론은 이에 대해 '전형적인 행정편의주의가 낳은 참사'로 규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돌문화공원의 잔혹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건립 당시의 '민관합동 추진체제'에서 제주도 단독의 '공무원 소장 직영체제'로 전환된 이래 시민과 언론의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플라스틱 재질의 하트 모양 포토존 조성, 하늘연못 주변에 사랑의 자물쇠 철망 거치대 설치, 전기차 대합실 및 난개발 강행에 따른 도의회 예산의 전액 삭감 등은 겉으로 드러난 사례일 뿐이다. 설문대할망전시관 조성을 둘러싼 정체성과 소장품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

언론들은 이러한 잔혹사가 반복되는 근본적인 원인을 1~2년 주기로 소장자리를 거쳐가는 '공무원 순환보직 체제의 한계'로 지목하고 있다. 조례에 명시된 민간자문이나 명예원장 제도도 '전문가 패싱'을 막지 못하고 있다는 게 언론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제 공원의 운영 구조 자체를 바꾸는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한 때다. 그 핵심이 '돌문화공원문화재단'의 설립이다. 문화재·미술·조경·건축 전문가들이 주축이 된 독립 재단이 출범할 때, 정권이나 소장의 교체와 상관없이 일관성 있는 보존 원칙을 확립할 수 있다. 제주4·3평화공원을 관리·운영하는 제주4·3평화재단의 사례는 모범적 대안이 될 것이다.

제주돌문화공원은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물려주어야 할 문화적 자산이다. 하루빨리 지방정부의 독점적 행정 관리 체제를 탈피하고 전문 문화재단 체제로 전환해, 돌문화공원이 지닌 신화적·예술적 가치를 보존하고 숙성시켜야 할 때다. <김영호 한국박물관학회 명예회장·미술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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