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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일보] 동요 중에는 '길 가는 노래'가 있는데 가사 중 "차들은 오른쪽 길, 사람들은 왼쪽 길"이라는 구절이 있다. 어린 시절 우리는 그 노래처럼 차는 오른쪽, 사람은 왼쪽으로 당연히 다녀야 한다고 배웠다. 해가 뜨면 집을 나서고 해가 지면 다시 돌아오는 일상처럼 도로 위의 질서도 자연스럽게 몸에 익은 생활의 한 부분이다. 집 밖으로 나서면 누구나 도로를 만난다. 차가 다니는 차도와 사람이 걷는 보도, 그리고 보도와 차도가 분리되지 않은 생활도로까지, 도로는 단순히 이동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서로가 함께 사용해 지켜야 할 공동의 약속이 존재하는 공간이다. 도로는 차선의 넓이나 차선 수에 따라 소로와 중로, 대로 등으로 구분되며, 일상생활에서 통근, 업무, 등교, 쇼핑 등을 위해 이동할 때도 도로를 이용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보행 문화는 2010년을 전후해 우측보행 원칙을 중심으로 정비됐다. 하지만 보도와 차도가 분리되지 않은 생활도로에서는 차량을 마주 보고 걷는 것이 차량이 어떻게 오는지를 보고 대응할 수 있어서 안전하다고 한다. 따라서 사람들은 어느 방향으로 걸어야 하는지 혼란을 느끼기도 한다. 오랜 습관과 새로운 기준이 하루아침에 정착되기 어려운 데다, 생활도로에서는 여전히 보행자가 차량이나 외부 위험 요인들에서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어느 쪽으로 걷느냐만이 아니다. 도로 위에서 서로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자동차가 차선을 지키고, 항공기가 항로와 고도를 지키며, 배가 정해진 항로를 따라 움직이듯 사람의 보행에도 기준과 배려가 필요하다. 작은 질서가 무너지면 사고는 멀리서 오는 것이 아니라 바로 생활 속에서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회전교차로가 대표적이다. 도입된 지 오래됐지만 아직도 진입 차량과 회전 차량 중 누가 우선인지 헷갈리는 운전자가 적지 않다. 회전교차로에서는 서행하고, 이미 회전 중인 차량에 양보하는 것이 기본이다. 보행자가 있으면 더욱 당연히 멈춰서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본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고 때로는 교통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도시는 서로 간의 약속과 지켜야 할 규칙을 바탕으로 유지된다. 차량이나 보행자나 신호를 지키고, 방향을 지키고, 차례를 지키는 일은 거창한 준법정신의 문제가 아니다. 서로를 불안하게 하지 않겠다는 최소한의 배려이자 공동체를 지탱하는 기본 질서이다. 생활도로에서 안전은 행정의 노력이나 시설 정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길을 걷는 사람과 운전하는 사람 모두가 서로를 배려하고 약속을 지킬 때 비로소 안전은 일상이 된다. 사람은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걸을 수 있지만, 서로를 존중하려는 마음만큼은 모두가 같은 방향이어야 한다. <이성용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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