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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창문으로 침입… 학교 안전 빈틈 노렸다
서귀포시 모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외부인 침입 사건
모두 동일하게 일과후 시간에 창문으로 들어와 범행
2차 사건 후에야 용의자 특정… "출입 실태 점검해야"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입력 : 2026. 06.17. 17:32:23
[한라일보] 속보= 서귀포시 한 초등학교에서 잇따라 발생한 외부인 침입 사건은 학교 안전의 '빈틈'을 노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건 모두 학교가 문을 닫은 시간대에 잠기지 않은 창문을 통해 교내로 침입한 것으로 파악되면서다. 특히 1차 사건 당시에는 외부인 침입 정황이 인지되지 못한 데다 피해 교실이 자리한 복도 등에 CCTV(폐쇄회로 TV)가 없어, 2차 사건이 있고 나서야 용의자가 특정되는 일이 빚어졌다.

17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해당 초등학교가 사건을 처음 인지한 것은 지난 4월 28일이었다. 이 학교에 근무하는 20대 여교사의 개인 텀블러에서 수상한 액체가 발견되면서다. 학교 측의 신고를 받고 조사에 나선 경찰은 이 액체가 남성의 체액인 것으로 확인했다.

이후 한 달여 만에 같은 학급에선 또 다른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이전 사건으로 인해 병가 중이던 교사를 대신해 근무하던 시간 강사가 지난달 5일 해당 교사의 의자에서 소변을 본 흔적을 발견한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두 사건 모두 고등학교 학생의 범행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학생을 건조물 침입과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해당 학생은 학교 측이 두 사건을 인지하기 하루 전인 지난 4월 27일 오후 6시쯤, 그리고 6월 4일 오후 9시 40분쯤 학교 창문을 통해 내부로 침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생은 경찰 조사에서 '교실에 간식이 있어 들어갔다' 등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피해 교사는 두 차례 모두 자신의 자리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명백히 교사 개인을 겨냥한 범죄라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피의자를 특정할 수 있었던 것은 1차 사건 이후 설치된 CCTV 덕분이었다. 서귀포시교육지원청은 학교 측으로부터 해당 사건을 파악한 뒤 지난 5월 7일 현장 점검에 나섰고, 이후 총 6대의 CCTV를 1층 교실 주변 복도와 출입구 인근에 추가로 설치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개방된 창문을 통해 외부인이 침입했을 거라는 가능성은 추정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시교육지원청과 학교 측도 CCTV와 학교 울타리 추가 설치 등의 보완 장치를 마련하는 데 그쳤다. 학교마다 설치돼 있는 무인 경비 시스템은 외부인의 범행 가능성을 낮게 본 이유였지만, 1차 사건 당시에는 경비 장치가 작동하지 않은 시간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교가 문을 닫는 야간에 더해 교육 활동이 이뤄지는 낮 시간에도 안전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교 내 외부인 출입을 관리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은 존재하지만, 현장에선 출입문 개폐, 출입증 발급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중국인 관광객이 도내 초등학교에 무단 침입해 교실 내부를 촬영하는 일이 발생했었다.

도내 교원단체는 이번 사건을 교육 현장에 대한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강력한 처벌과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제주도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육 현장을 모독하고 교사의 인권과 교권을 무참히 짓밟은 교육에 대한 테러 행위"라며 도내 학교의 출입 통제 실태를 전면 점검할 것을 교육청에 요구했다. 앞서 제주교사노동조합도 신속 수사와 함께 학교 안전망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과 개선을 촉구했다.

한편 고의숙 제주도교육감 당선인은 이 사건과 관련해 "사안을 엄중히 인식해 교권 보호 대책을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마련하는 데 만전을 기하겠다"며 "피해 교사에 대한 2차 가해 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교육청은 재발 방지 및 심리 치유 지원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지은·박소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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