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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교생실습'. [한라일보] '가르쳐 인도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스승'이란 단어는 묵직하다. 학교에서 만났던 선생님들은 물론이고 사회에서 만났던 상사들과 동료들 우연히 스쳤던 친절한 어른들과 신을 닮은 아이들 길에서 만난 씩씩하던 동물들과 의연했던 식물들까지 삶에서 만난 스승들은 늘 다른 방식으로 나를 가르쳐 인도했다. 그 만남이 당시보다 더 큰 무게로 여전히 내 안에 남아 있음에 감사한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말은 그 배움이 단순히 지식의 습득에만 머무르지 않는 것임을 이제는 안다. 가속 배움의 시대, 챗지피티라는 급행열차를 타지 않고도 배울 수 있는 것을 찾는 일, 자주 멈추고 종종 헤매며 느리게 숙성 시켜 찾아내지 않고 길어 올릴 수 있는 것을 스스로의 안에 쌓아두고 싶다. 살아 있어 서툰 것으로부터 배우고 싶고 서툴러서 바뀔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김민하 감독의 영화 <교생실습>은 공포 영화의 외피를 두른 성장물이다. 전작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 기념일>에 이어 지금 한국의 교육 현실을 장르의 필터로 들여다 보는 이 작품은 여전히 천연덕스러운 에너지로 하고 싶은 말을 전하는 작품이다. 얼핏 보면 전형적인 B급 코미디물로 보이지만 영화의 야심은 다른 데 있다. 장르 안에 굳이 숨기지 않는 '한국의 교육 현실, 이래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는 특히 극의 후반부 사이렌처럼 울려 퍼진다. 그렇다. 튜닝의 끝은 순정이고 고도로 발달한 혼종은 순종과 구분되지 않는다. <교생실습>은 호러 영화 보다 더 무서운 한국의 교육 현실을 풍자하는 교육용 자료가 되기 위해 태어난 영화다. 그 진심의 순도가 높아서 서툰 순간들 마저 얼싸안게 된다는 측면에서는 이상하게도 복고적인 기운마저 풍긴다. 그런 의미에서 <교생실습>은 전복적인 장르물이자 개성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만든 이들의 개성이 온전하게 지켜진 작품이기도 하다. 교생 은경(한선화)이 모교로 부임하면서부터 <교생실습>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내가 다니던 학교에 선생님으로 돌아왔다는 뿌듯함에 더해진 새내기 교사의 포부는 전과 같지 않은 학교의 굥기로 인해 이내 수축된다. 학생들은 선생님을 돌 보듯 하고 학부모의 갑질이 일상이 된 학교에서 은경의 사명감은 앉을 자리가 없어 보인다. 성적지상주의의 온실이 되어버린 학교에서 만난 세 명의 학생들 아오이, 소라, 하루카는 무려 전국 모의고사 1등을 차지한 에이스들이다. 심지어 이들은 교내 흑마술 동아리 '쿠로이소라'의 멤버들이기도 하다. 기묘한 화장을 하고 요상한 말투를 쓰는 수상한 학생들과의 운명적인 만남으로 인해 교생실습을 하러 온 은경의 '고생실습'이 시작된다. 어떻게? 무서움에는 알러지가 없어야 하고 믿음에는 의심이 없어야 한다. 왜냐면 은경이 선생님이기 때문이다. ![]() <진명현 독립영화 스튜디오 무브먼트 대표(전문가)>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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