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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만의 현장시선] 건설 공기업의 무게
문정만 hl@ihalla.com 기자
입력 : 2026. 04.10. 02:00:00
[한라일보] 막 피기 시작한 전농로의 벚꽃 잎 위로 보슬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지난 1일은 제주시 노형동 정든마을3단지, 삼화휴먼시아, 서귀포남원 등 LH의 도내 8개 국민임대단지 예비입주자를 모집하는 날이기도 했다. 온라인 접수가 가능하지만 현장을 찾는 분들을 위해 1층 로비에 간이 의자 등으로 대기 공간을 마련해 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평소보다 두어 시간 일찍 출근했다.

'이 시간이면 아직 아무도 오지 않았겠지'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1층 로비에는 벌써 중장년층 고객들 20~30명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계셨다. "왜 이렇게 일찍 오셨냐"고 연배가 제법 돼 보이는 고객에게 여쭈니 일찍 접수하고 일 나가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순간 가장의 무게가 느껴졌다. 점심 무렵 5층 복도에서 내려다보니 화단이며 주차장, 심지어 담장 밖까지 빈 공간마다 삼삼오오 모여 차례를 기다리고 계셨다.

모집자 수는 670명이었으나 모두 2773명이 신청해 주셨고, 현장 접수는 무려 1200명에 육박해 하루 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현장 접수는 본부 전 직원이 달려들어 밤 9시쯤이 돼서야 마무리됐다. 늦은 시간까지 협소한 장소에서 기다리느라 수고한 고객들에게 송구스러웠고 애써준 직원들에게는 고마웠다. 찾아준 모든 분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

이날 LH가 공급하는 국민임대주택에 대한 도민 여러분들의 큰 관심과 호응은, 좋은 입지에 저렴하면서도 품질 좋은 주택에 대한 높은 수요를 의미한다. LH는 1992년 아라주공을 공급한 이래 도내에 총 1만3275호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하거나 매입해 관리·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2024년 말 기준 도내의 공공임대주택은 1만8000여 호로 도내 전체 주택수의 6%에 불과해 전국 평균인 7%에는 못 미친다. 소득 수준을 불문하고 도민 누구나 마음 편한 보금자리를 찾을 때까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얘기다.

현재 LH가 조성 중인 제주동부지구와 예정된 제주화북2지구를 통해 공공과 민간 임대주택 약 3500호가 공급되면 이러한 대기수요를 상당 부분 해소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제주도 1년 예산의 3분의 1에 달하는 사업비가 향후 5~6년간 투자되면 침체된 지역 건설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약 1만여 개 신규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하지만 당장 소중한 보금자리가 필요한 분들에게는 먼 얘기일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민간이 신축한 주택을 사들여 짧은 시간에 필요한 곳에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도내 미분양 주택도 56호를 사들였다. 이렇게 매입한 주택으로 시세보다 저렴한 '든든전세' 165호 등을 올해 공급한다.

지역의 경기가 어려울 때 대규모 사업으로 지역경제에 마중물 역할을 하고 도민들이 원하는 곳에 필요한 주택을 적기에 공급하는 촘촘한 주거복지를 완성해 가는 것! 건설공기업인 LH의 존재의 이유이자 무게다. <문정만 LH 제주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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