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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비틀린 욕망이 부른 파국… 박해동 '블랙 먼데이'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입력 : 2026. 01.23. 01:00:00
[한라일보] 타인을 내 뜻대로 조종함으로써 비로소 자신의 존재를 확인받으려는 욕망. 그것은 사랑일까, 아니면 파괴 본능일까. 2025년 제13회 수림문학상 수상작인 박해동 작가의 장편소설 '블랙 먼데이'가 출간됐다. 소설은 겉보기에 평범한 엘리트지만 내면은 결핍과 집착으로 얼룩진 한 남자의 파국을 치밀한 심리 묘사로 그려낸다.

소설의 중심에 선 인물 '연수'는 28세의 영문학 박사과정생이다. 학위 논문 발표를 앞둔 그는 표면적으로는 지적이고 성실한 연구자처럼 보인다. 그러나 번듯한 가면 뒤에는 어린 시절 죽은 형에 대한 뿌리 깊은 열등감, 성적 성숙장애, 그리고 편집증적 사고가 뒤엉킨 위태로운 내면이 도사리고 있다.

연수의 삶을 지탱하는 유일한 동력은 아버지의 제자이자 자신의 과외 교사였던 '현진'을 향한 맹목적인 집착이다. 부담을 느낀 현진이 자신을 밀어내고 관계를 끊으려하자, 연수의 욕망은 기형적으로 비틀린다.

현진의 이웃집에 살면서 그들의 일상을 훔쳐보는가 하면, 급기야 현진의 아내 '가희'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가까워진다. 소설은 연수와 현진의 갈등을 그리며 인간 내면의 어둠을 마주한다.

작가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통제 욕구가 어떻게 악(惡)으로 변모하는지, 그 악이 평범한 일상을 어떻게 잠식해가는지를 서늘한 필치로 보여준다.

이승우 소설가는 추천사에서 "욕망이 유일한 목적이고 구실인 사람이 타인과 세계와 자신을 어떻게 파탄으로 몰고 가는지 보여 주는 생생한 임상 사례와도 같은 소설"이라고 평했다. 광화문글방. 1만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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