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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일보]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차가운 바닷바람을 뚫고 돈대산 굽잇길을 오른다. 발아래로는 점점이 흩어진 추자의 섬들이 잠들어 있고, 저 멀리 수평선 끝에는 오직 새해 첫날에만 허락된 설렘이 붉은 기운으로 일렁인다. 매년 1월 1일, 추자도 주민들과 방문객들이 한마음으로 산 정상에 모이는 이유, 바로 '추자도 해맞이 행사'다. 옛날부터 추자도 어민들은 바다를 삶의 터전이자 경외의 대상으로 여겨왔다. 첫 해를 보며 올리는 기원제에는 '무사안녕'과 '풍어'라는 소박하지만 절실한 바람이 담겨 있다. 올해의 해맞이는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긴 터널 같았던 경제적 어려움과 지역 사회의 고민을 뒤로하고, 다시 한번 도약하고자 하는 의지를 다지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어둠이 짙을수록 새벽은 가까워진다고 한다. 지난 한 해의 고단함을 씻어내고 돈대산 팔각정에서 한 목소리로 외치는 만세 삼창은 개인의 소망을 넘어 추자도라는 공동체가 하나로 묶이는 화합의 외침이다. 추자도에서 맞이하는 새해 첫 해는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곁에 있는 이들과 함께 걸어갈 준비가 되었는가?"라고. 2026년의 태양이 솟아오를 때, 우리는 다시 한번 다짐할 것이다. 거친 파도를 함께 헤쳐 나가는 어선들처럼, 서로가 서로의 등대가 되어 더 밝은 추자의 내일을 만들어가자고 말이다. 여러분 모두 올 새해에는 추자도의 기운을 받아, 가슴속 품은 뜻이 만선(滿船)의 기쁨으로 돌아오는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차무관 추자면사무소 부면장>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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