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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대봉, 위가 평평한 봉우리 [한라일보]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과 서쪽에 인접한 오름이다. 표고 488.7m, 자체 높이 119m다. 원추형 화산체라고 설명한 오름 관련 책이 있으나 하나의 화산이면서 외륜에 두 개의 봉우리가 두드러져 이렇게 보이는 것일 수 있다. ![]() 이달오름, 두 개의 오름이 이어진 것처럼 보인다. 멀리 정면에 보이는 오름은 금오름. 촛대봉이라는 지명을 간혹 촛대 모양이라서 붙은 이름이라는 식의 설명을 볼 수 있다. 실은 '촛+대+봉'의 구조다. '촛'이란 봉우리를 의미하는 '소', '사', '새', 'ㅤㅅㅢㅤ' 등에 'ㅅ'이 개입한 형태다. '봉'은 오름이란 뜻이다. 촛대봉이란 원래 '삿대봉우리'였을 것이다. 이 말이 점차 어두음 격음화에 연상작용이 겹쳐 '촛대봉'으로 된 것이다. '대'라는 지명어는 '달'에서 기원한 말이다. '달'이란 평평한 지형을 말한다. 우리말 '들'과도 같은 어원에서 분화했다. 위가 평평한 봉우리라는 뜻이다. 이에 대해서는 앞의 월라산, 따라비오름, 민대가리오름 편 등을 참조할 수 있다. 어원은 무형의 고고학적 재료 이달봉이라는 오름을 지시하는 지명은 위에서 나열한 바와 같이 이달악(二達岳), 예달봉(猊達峰), 이달산(利達山), 이달봉(狸達峰) 등으로 4개 정도로 압축된다. 이렇게 한자표기가 각양각색이라는 점은 한자를 뜻으로 썼다기보다 발음으로 차자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다리'거나 '예다리' 정도로 불렀을 것이다. ![]() '이달'의 '달'은 '높다', 또는 산의 뜻을 지닌 고구려 또는 고조선 시대의 말이라면서 이 지명은 2개의 산이라는 뜻이라고 풀이한다. 한자로 기록했다고 해서 그 뜻이 담겨있다고 보면 사실에 도달하기는 어렵다. 지역에서 어떻게 부르고 설명하는지는 오랜 세월 마모되거나 왜곡돼서 일부 참고할 만한 부분이 혹 나타날지는 모르나 그 자체로서 사실이라고 기대하기도 어렵다. 오늘날 지명학계에서는 언어의 재구라는 분야가 발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민족의 이동까지도 추정한다. 그러므로 언어란 무형의 고고학적 자료라고까지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기록이나 주민의 발음보다 어원을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이달오름과 이계오름은 같은 지명 '이달'은 '이+달'의 구조다. '이'는 '데리러 가다', '가지러 가다'를 의미하는 퉁구스어의 '난이'에서 기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몽골어권에서는 '네이'로 나타나는데, '결합하다', '합치다', '통합하다'의 뜻이다. 일본어에서는 어두음 'ㄴ'이 탈락한 형태로 분화했는데, 고대어에서 '이므(いむ)'가 손아래 누이를, 현대어에서는 '이모우도(いもうと)'가 누이를 지시한다. 연이어 태어난 형제다. 국어에서 이 말은 1447년 용비어천가나 1459년 월인석보 같은 15세기에는 '닛-', 16세기인 1586년 소학언해에서는 '니', 조선 후기 18세기말 정약용이 쓴 아학편에서는 '잇'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국어에서도 점차 'ㄴ'이 탈락하면서 '잇'으로 나타나고, '계속하다', '이어가다', '지속하다'의 뜻으로 의미 분화가 일어났다. 오늘날 이 말은 사용 범위가 점차 넓어져 '잇달아', '잇달다'로 쓰여 '어떤 일이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지다', '연이어 발생하다'의 의미로 사용한다. 한편, '잇+달다'의 '달'은 '따르다', '연이어 뒤따르다'의 뜻이다. 퉁구스어에서 '다-', '다란'으로 나타나고 투르크어에서는 '다르'로 나타나는데, 국어에서는 '잇따르다'가 대응한다. 그러므로 '이달이'라는 지명은 '잇단 오름', '계속해 이어진 오름'이라는 뜻이다. ![]() <김찬수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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