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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창석의 문화광장]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브랜드 콜라보레이션’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입력 : 2025. 12.09. 00:30:00
[한라일보] 칠성통은 일제 강점기 때부터 근대적인 상점들이 들어서기 시작하며 제주 상권의 중심지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고, '제주 상권의 원조지'라고 불릴 만큼, 제주의 주요 상권이 이곳에 집중돼 있었다. 1947년 제주 최초의 다방 '칠성다방'이 생겼고, 1956년엔 중앙극장이 생겼다. 1973년 제주 최초 백화점인 아리랑 백화점이 들어서면서, 칠성로는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제주의 명동'으로 제주를 대표하는 최고의 상업지역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중후반부터 신제주 상권의 활성화되고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들이 발전했고, 2010년대에 들어 온라인 소비가 증가하면서 칠성로는 예전과는 다른 쇠퇴의 길을 걷게 됐다. 그동안 지역상인회와 지자체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큰 변화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옛말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돈이 보인다"고 했다. 이제 다시 칠성로에 사람들을 다시 모이게 할 혁신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지난날 칠성로가 '제주도 최초'의 타이틀로 제주도민이 사랑하는 거리였다면, 이제는 1일 도외 방문객 3만 명 시대에 발맞춰 제주를 찾는 모든 방문객들에게 경제적, 문화적 혜택을 제공하고 제주의 새로움을 접할 수 있는 제주의 대표 지역 브랜드로 거듭나야 한다. 이 해법의 대안은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일 것이다.

서울 성수동은 도심 재생의 성공 사례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성수동의 경제적 가치는 2014년 이후 3.5배나 성장해 2024년 1조5500억원에 달하며, 방문객 수도 2620만명을 넘어섰다. 사업체 수와 종사자 수도 각각 78%와 51% 증가하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이런 엄청난 성수동 급성장의 가장 큰 동력은 바로 '팝업스토어'다.

기업들은 성수동의 낡은 공간을 활용해 새로운 전략과 눈을 끄는 디자인으로 브랜드를 홍보하고 신제품을 선보이는 다양한 팝업 매장을 열었다. 이 매장들은 길어야 15일 정도의 짧은 기간 동안만 운영되며, 콘텐츠가 끊임없이 바뀐다. 소비자들이 '지금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새로움'을 보기 위해 성수동을 지속적으로 방문하게 만든 핵심 비결이다.

제주 칠성로 역시 과거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매력적인 공간들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물론 성수동이 10년이라는 시간을 노력해 왔듯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 공간들을 잘 가꾸고 포장해, 도내 농수산 특산품뿐만 아니라 도외 기업들의 마케팅 생리에 부합하는 '제주 한정판' 팝업 기회를 제공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칠성로는 이제 더 이상 과거의 추억에 머물러서는 안되며, 성수동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 내는 '핫플레이스'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칠성로가 제주의 전통적인 매력과 혁신적인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을 결합해 '제주의 새로움'을 알리는 '트렌드의 중심지'로 부활할 수 있도록 과감한 상업적 마케팅 전략과 디자인을 도입해야 한다. <현창석 브랜드101 대표이사·브랜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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