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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수월봉 지질트레일에 참여한 탐방객들이 화산재 지층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화산탄이 박혀 생긴 주름살(지층)을 보세요. 이걸 토대로 화산탄이 날아온 곳까지 포물선을 그려서 분화구 중심점을 예측할 수가 있어요. 이처럼 수월봉은 화산폭발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전세계적인 ‘화산학의 교과서’라고 불립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제주도 세계지질공원 트레일위원회가 주관하는 ‘2025 제주도 세계지질공원 수월봉 트레일’ 2일차이자 마지막 날인 26일 오전 수월봉 일대. 이곳에는 강풍과 더불어 약한 빗줄기가 떨어졌다. 하지만 해설사 동행 탐방 프로그램이 시작되자 이내 비구름이 걷히고 맑은 하늘이 됐다. 강한 바람은 여전했지만 트레일 곳곳에 꽂힌 바람개비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하며 행사장 분위기를 더욱 활기차게 만들었다. 수월봉은 높이 77m의 소형 화산체로, 약 1만8000년 전 마그마가 지하수를 만나 폭발적으로 분출하면서 뿜어져 나온 화산재와 화산쇄설물이 쌓여 만들어진 곳이다. 특히 서쪽 해안 절벽을 따라 드러난 화산쇄설층은 화산 활동으로 생긴 퇴적 구조를 뚜렷한 형태로 간직하고 있어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국제 화산학 백과사전에 등재되기도 했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이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도 선정됐다. 이날 정희준·이명숙 지질공원해설사와 함께 탐방객 10여 명은 수월봉 엉알길 코스를 함께 걸었다. 이들은 남매 수월과 녹고의 슬픈 전설이 깃든 ‘녹고의 눈물’과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이 만든 ‘갱도 진지’, 수월봉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화산재 지층과 화산탄 등을 둘러봤다. 정 해설사는 수월봉의 형성 과정과 화산암들의 차이에 대해 준비해 온 암석들을 꺼내며 설명했다. “이 돌들을 직접 들어봐요. 굉장히 가볍죠. 붉은 화산송이는 분화구 중심에서 생겨난 돌이라서 열전도가 높아요. 검은 화산송이는 분화구 외곽에서 형성된 돌이라 열전도가 낮죠. 이처럼 열전도에 따라서 돌 색깔이 결정돼요. 마그마가 물을 만나 강력한 폭발이 일어나면서 이런 화산송이들 만들어지고, 화산송이가 모여 수월봉 같은 오름들이 만들어져요.” 이 해설사는 태평양 전쟁 당시 군사시설인 갱도 진지와 수월봉 내 주민들이 사용했던 목욕탕 등 역사·문화에 대한 해설을 이어갔다. “'신요'라는 일본군의 자살특공용 보트가 수월봉 해안에 정박해 있었어요. 또 수월봉 벽면에 뚫린 구멍, 갱도 진지에는 각종 탄약 등 무기들이 보관돼 있었어요. 수월봉은 이처럼 가슴 아픈 우리의 역사도 안고 있는 곳입니다.” 경기도 부천시에서 관광을 온 모녀 박인자(50대)·김지은(20대)씨는 “원래 자연환경 보는 걸 좋아해서 호기심에 신청해 봤는데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됐다”며 “단지 아름다운 풍경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푸아올레나와 장혜숙의 무대 공연과 더불어 ▷커피 찌꺼기를 활용한 친환경 키링 만들기 ▷제주 해녀 삼촌들의 해녀 테왁 키링 만들기 ▷제주 고고 유산 교육 체험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이 진행됐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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