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정치/행정
제주 외래 해충 비상에 가정집 감까지 땄다
도, 감·하귤·무화과 등 서귀포시 동 지역서 346건 9t 수거
서식 환경 제거·사전 방제 작업 취지로 동의자 대상 진행
"기후·지리 조건 외래 해충 관문"… 예찰·방제 강화 시급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5. 10.21. 17:38:55

제주도 농업기술원 병해충 예찰. 한라일보 DB

[한라일보] 제주도가 감귤 산업 등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 해충 정착 우려에 가정집의 감나무 열매 등을 수거하는 작업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는 기후적 특성 등으로 인해 '외래 해충의 관문'으로 불리고 있어서 예찰과 방제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21일 한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제주도는 지난 8월 13일부터 9월 7일까지 약 한 달간에 걸쳐 20명가량의 인력을 투입해 서귀포시 동 지역을 중심으로 병해충 서식 제거와 사전 방제를 위해 기주 식물 열매 등을 수거했다. 해충 관련 기주 식물이 있는 가정집 등 수거에 동의한 251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를 통해 무화과, 하귤, 감, 복숭아, 배, 대추 등 346건 총 9551㎏을 수거했다. 감 149건 5398㎏, 하귤 40건 2254㎏, 무화과 82건 712㎏ 등이다. 수거가 진행된 가정에는 모두 합쳐 3811만 원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해충 방제를 취지로 가정집의 기주 식물을 수거한 사례는 매우 드문 일이다. 제주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도내 민가 등의 기주 식물 수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농경지에서는 평소 방제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마을이나 민간 인근, 방치된 과원 등에는 약제 방제가 어려워 기주 식물 수거 등으로 선제적 대응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디지털 영상 트랩을 본격적으로 도입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예찰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농가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여름 제주에서는 고온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노지 감귤원의 볼록총채벌레가 기승을 부리는 등 기후 변화 등에 따른 병해충 피해가 매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최남단에 위치한 제주는 "아열대성 온난한 기후적 특성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열대 또는 아열대성 해충들의 원산지와 가까운 거리에 있기 때문에 외래 해충의 관문이며 내륙으로 전파되는 중간 경유지 역할"(김동순 제주대 교수, '한국응용곤충학회지', 2023)을 하는 지역으로 분석된다. 기상 상황에 따라 기류(바람)를 타고 국제적으로 인정된 금지 해충의 유입 가능성 등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예찰과 방제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달 23일 제주신화월드에서는 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가 주관하고 제주도가 후원하는 '제주 맞춤형 친환경 병해충 관리 워크숍'이 열린다. (사)한국응용곤충학회 국제심포지엄과 연계해 마련된 이날 워크숍은 기후 변동과 인력난 등으로 증가하는 병해충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친환경·저투입 방제 체계로의 전환 방안을 현장을 중심으로 모색하게 된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