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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성희롱은 일상”… 카지노 노동자 인권침해 ‘심각’
손설 의원, 카지노 노동자 대상 실태조사 결과 발표
10명 중 9명 반말·욕설·폭언… 성희롱도 절반 넘어
양유리 기자 glassy38@ihalla.com
입력 : 2025. 10.13. 15:27:38

카지노 이미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한라일보DB

[한라일보] “게임 중에도 욕이 다반사라 항상 욕을 들으면서 못 알아들은 척하며 근무합니다.” “테이블을 두들기고 칩을 내려쳐 딜러를 위협해도 ‘그런 것쯤은 참아야 진짜 딜러’라는 말을 듣습니다.”

카지노 노동자들 대부분이 이틀에 한번 꼴로 욕설과 폭언을 들으며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손솔 국회의원(진보당)이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과 공동으로 카지노 노동자 211명을 대상으로 노동환경 실태를 조사한 결과 10명 중 9명은 비하발언과 욕설·폭언을 들었다고 응답했다.

실태조사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 중 공기업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와 민간기업인 제주의 신화월드와 드림타워 등 3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자 중 62.6%가 여성, 20~30대가 64.5%로 청년 여성 노동자가 다수를 차지했다.

조사 결과 가장 높은 응답을 보인 인권침해 경험은 반말과 비하발언(89.6%), 욕설과 폭언(88.6%)이었다. 이어 물건 던짐(62.6%), 성희롱(52.6%), 다른 성별로 교체요구(51.2%) 등도 절반이 넘었다. 신체적 위협(40.8%), 성추행(22.7%). 신체 폭행(8.1%) 등이 뒤를 이었다.

문제는 잦은 빈도다. 반말과 비하발언을 근무일(20일)의 절반 이상 듣는 노동자는 43.6%, 욕설과 폭언의 경우 36%에 달했다. 월 1회 이상 성희롱 발언을 듣는다는 응답은 52.6%, 성추행을 당했다는 응답은 22.7%였다.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에 따르면 고객의 폭언 등으로 인해 건강장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는 업무의 일시적 중단 또는 전환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하지만 10명 중 7명은 회사로부터 적절할 보호조치를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호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응답은 그냥 참으라고 하거나 아무 조치 없음 46.5%, 말로만 위로 17.1%%, 고객에게 사과할 것을 강요 6.2% 등이다.

적극적인 방지대책을 수립하거나 법적 지원이 이뤄진 경우는 17.1%, 휴식 권유 11.8%, 근무지 교체 4.7%에 불과했다.

손 의원은 “카지노에서 거둔 관광진흥개발기금 부과액은 전체 관광기금 자체수입의 4분의 1에 해당한다”며 “하지만 노동자들은 욕설과 폭언, 성희롱 등 위법행위에 매일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카지노는 국가의 관광재정을 떠받치는 산업이지만 기금의 근원이 노동자의 희생이라면 그 자체로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관광기금을 걷는 문체부가 감독기관으로서 노동자의 안전과 권리를 보호하는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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