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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갯녹음 확산·긴침성게 북상·잘피숲 소멸… 제주 연안 급변 인공어초 사업, 마을어장 해조류 복원 가능성 '희망' 보여줘 겨울 저수온에 미역 번무, 다른 해조류·저서성 어패류는 피해 애월항 확장 후 뒤틀린 물길, 고내·하귀리 어장 황폐화 영향 사전 관리·과학적 검증 통해 지속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라일보] 제주 바다는 지금 거대한 변화의 한복판에 서 있다.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본보 해양탐사대가 제주도 10개 마을어장을 차례로 찾으며 확인한 바닷속 모습은 기후위기와 개발, 그리고 회복의 가능성이 교차하는 현장이었다. 연안의 갯녹음 확산에서 인공어초의 성과, 항만 개발 이후 물길 변화와 쓰레기 문제에 이르기까지, 제주 바다는 분명한 경고음을 내고 있었다. 동시에 자연과 사람이 함께할 때 비로소 회복력이 발휘된다는 희망의 조짐도 포착됐다. 올해 탐사는 지난 5월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에서 시작됐다. 미역은 예년보다 번성했지만 우뭇가사리와 톳은 수온 상승과 육상 오염물질 유입으로 급감했다. 일과리에서는 긴침성게의 북상이 포착됐고, 고수온 여파로 해조류 군락이 급속히 무너졌다. ![]() 추자도 어장 조사후 장비 정리 모습 ![]() 함덕리 어장 조사후 승선 모습 ![]() 동일리 어장으로 향하는 조사선 ![]() 일과리 어장 조사전 준비 모습 ![]() 일과리 어장 조사후 물밖으로 나오는 모습 함덕리와 동일리에서는 인공어초 조성 효과가 확인됐다. 감태와 미역이 활착하고, 돌돔과 정착성 어류가 은신처를 확보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주었다. 특히 동일리의 이중돔형 어초는 해조류 포자 확산을 유도하며 주변 암반의 자연 회복까지 이끌어냈다. 그러나 얕은 수심대는 여전히 갯녹음에 잠식돼 생태 기반이 무너져 있었다. 제주시 애월읍 하귀리와 고내리는 항만 개발 이후 물길이 뒤틀린 대표적 사례다. 애월 방파제가 확장되면서 동서로 흐르던 조류가 남북으로 바뀌었고, 모래층이 유실되거나 쌓이며 저서성 어패류는 급격히 줄었다. 소라 수확량은 10분의 1로 감소했고, 해안 절벽에는 쓰레기 더미가 수거조차 힘든 채 방치됐다. 개발의 그늘이 어장의 생태와 공동체의 삶을 무너뜨리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 평대리 어장 조사 모습 ![]() 일과리 어장 조사 모습 취재의 마지막은 조천읍 북촌리였다. 이곳은 수천 년 전 빌레용암이 만든 해저 투뮬러스 지형이 원형 그대로 보존된 바다였다. 파도와 조류에도 깎이지 않은 용암 언덕은 바닷속 지질 박물관이자 수많은 해양 생물의 은신처였다. 자연 지형이 곧 해양 생태계의 기반 시설임을 보여주는 상징적 현장이었다. ![]() 동일리 어장 조사 모습 ![]() 하도리 어장 탐사 모습 이번 해양탐사는 수온 변화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보여줬다. 2025년 겨울, 제주 연안의 수온은 예년보다 약 1.5℃ 낮아지면서 평대리·하도리·함덕리 등 제주전역에서 미역이 번무했다. 낮은 수온은 미역 포자의 발아를 촉진해 일시적인 풍요를 가져왔지만, 동시에 햇빛을 차단해 우뭇가사리와 톳 등 다른 해조류의 성장을 억눌렀다. 하도리에서는 미역이 바다를 뒤덮으며 먹이사슬이 끊겨 소라·오분자기·해삼 같은 저서성 어패류가 피해를 입었다. 결국 저수온은 일부 종에는 유리하지만 다른 종에는 불리하게 작용하며 해양 생태계 균형을 흔드는 결정적 변수임이 확인됐다. ![]() 추자도 어장 조사 모습 <해양탐사취재팀: 고대로 편집국장·오소범 기자/ 수중영상촬영: 오하준 감독>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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