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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수 교육감이 지난3월 열린 '한동리 공부방'개설행사에 참석해 농협은행 제주본부 관계자 및 마을 주민들과 함께 마을키움터 활성화를 위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 제공 돌봄교실 3년 만에 80실 가까이 증실… 대기자 해소 무상 방과 후 프로그램·지역사회 연계 마을키움터도 학교안전경찰관제도, 학교폭력 52% 감소 효과 ‘톡톡’ [한라일보] "학교 끝나고 아이는 어디로 갈까." "혹시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피해를 당하지는 않을까."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부모들의 마음은 설렘만큼이나 걱정으로 무겁다. 아이 학업의 시작보다 더 큰 고민은 방과 후 돌봄 공백과 끊이지 않는 학교폭력 문제다. 특히 맞벌이 가정이 많은 제주는 이런 불안을 더 크게 느낀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맞벌이 가구 및 1인가구 취업현황'에 따르면 제주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맞벌이 비중이 60%를 넘겼다. 부부 10쌍 중 6쌍이 맞벌이 가구인 셈이다. 제주지역 맞벌이 가구는 2021년 10만 가구에 도달한 이후 4년째 10만 가구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부모의 양육 부담이 큰 지역상 지역사회와 공공돌봄이 그 역할을 나눠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더욱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학교 안전 문제도 무겁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2025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내 초·중·고교생 100명 중 3명이 학교폭력을 경험했다. 전국 평균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부모 입장에서 '내 아이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은 통계 이상의 무게로 다가온다. 이 같은 현실에 대응하기 위해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제주도와 협력해 최근 몇 년간 돌봄 시스템 확충과 학교 안전망 강화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맞벌이 가정의 증가와 다양한 양육 수요에 맞춘 공공 돌봄의 내실화, 학교폭력 예방과 대응 강화를 통한 안전한 학교 환경 조성은 이제 '아이 키우기 좋은 제주'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 지난 3월 도교육청 교육감실에서 김광수 교육감이 학교안전경찰관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제주도교육청 제공 I 공백 없는 돌봄, 확충되는 초등 돌봄교실 제주도의 초등 돌봄 정책은 2022년 이후 꾸준한 확장을 이어왔다. 초등 돌봄교실의 물리적 확충과 프로그램 내실화가 동시에 진행된 것이다. 2022년 하반기 7실 증실을 시작으로 2023년 25실, 2024년 15실, 2025년 33실이 추가됐다. 불과 3년여 만에 80실 가까운 교실이 늘어난 셈이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마을키움터도 2022년 13곳에서 2025년 17곳으로 확대돼 학교 밖에서도 다양한 돌봄이 가능해졌다. 이는 '대기자 없는 돌봄'이라는 성과로도 이어졌다. 2022년 4월만 해도 초등 돌봄교실 수용률은 87%에 불과했지만, 점차 꾸준히 늘어나며 2023년 12월에는 100%를 달성했다. 2024년에도 이를 유지했다. 올해는 돌봄을 신청한 학생이 7200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412명이 늘었지만 7185명이 입실하며 수용률 99.8%를 기록했다. 남은 15명 대기자는 초등 1~2학년 대상 무상 방과후 프로그램을 통해 돌봄 공백을 메웠다. 특히 올해 가장 큰 변화는 '대기자 해소 방식'에서 나타났다. 기존에는 학교 여건에 맞게 방과후연계형 돌봄교실을 운영했다면, 올해부터는 초등 1~2학년을 대상으로 약 2시간 동안 무상 방과 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 지난 3월 수원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꿈낭 개소식. 제주도교육청 제공 ![]() 농협은행 제주본부는 지난 3월 1000만원 상당의 교육기자재를 전달했다. 제주도교육청 제공 I 지역과 함께하는 마을키움터 학교 안에서의 돌봄만으로는 아이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기 어렵다. 이를 보완하는 것이 지역사회와 연계한 '마을키움터'다. 현재 도내 17개 기관이 참여해 저마다의 특색을 살린 방과 후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제주과학문화협회는 초등 3~4학년을 대상으로 STEAM 탐구, 3D펜, 과학탐구, 컴퓨터 과학, 공학교실 등 주 5회 과학 교육을 진행한다. 브레인코칭&감성융합연구소는 보드게임, 공예, 쿠킹 등 창의력과 사회성을 기르는 활동을 제공한다. 삼도 다함께 돌봄센터와 제주시 다함께 돌봄센터는 영어·음악·전래놀이·한자 프로그램을 통해 예체능과 학습을 아우른다. 또 한동리 공부방은 전 학년을 대상으로 영어·수학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애월교육협동조합 이음은 한국무용, 뮤지컬, 놀이미술 등 문화예술 활동에 중점을 둔다. 동백동산새마을 작은도서관은 영어동화독서클럽과 그림책독서클럽 등 독서 중심의 프로그램을, 제주시 푸른 다함께 돌봄센터는 뇌파 뉴로피드백을 활용한 집중력 향상과 디지털 창의융합 교실을 운영한다. 각 기관의 전문성과 특색을 살린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것을 넘어 자신의 흥미를 발견하고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전국 최초 주말돌봄센터 '꿈낭'도 빠질 수 없다. 꿈낭은 주말에도 부모의 양육 부담을 덜고 돌봄 공백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도교육청과 도가 협력해 도입한 제주형 주말 돌봄교실이다. 지난해 제주시 아라초와 서귀포시 동홍초 등에서 첫발을 뗀 뒤, 올해는 한림읍 수원초와 남원읍 신례초까지 확대돼 총 4개교에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가 참여해 급식비 지원과 농촌체험·금융교육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지역 협력 기반이 더욱 두터워졌다. 행정안전부는 '늘봄학교 연계·협력 우수사례' 공모에서 제주 꿈낭을 선도 사례로 꼽아 기관 표창과 특별교부세를 지원하기도 했다. ![]() 지난해 함덕고등학교에 배치된 학교안전경찰관. 제주도교육청 제공 ![]() 학교안전경찰관이 학폭 대응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 제공 I 학교폭력 절반 줄인 '학교안전경찰관' 돌봄과 더불어 학교 안전망 강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제주도와 협력해 자치경찰을 활용한 '학교안전경찰관' 제도를 도입했다. 학교안전경찰관은 학교폭력 전담기구에 참여해 사건을 조사하고, 학생 상담과 예방 교육을 맡는다. 또 불법 촬영 장치 탐지, 학교 주변 위해 요소 점검, 정기 순찰까지 담당한다. 2024년 한림고에 처음 도입된 뒤 같은 해 8월 함덕고와 서귀포산업과학고로 확대됐다. 올해 3월부터는 제주고, 한림공업고, 성산고까지 총 6개교에서 운영되고 있다. 효과도 분명했다. 제도 시행 이후 학교폭력 발생 건수는 23건에서 11건으로 52% 줄었다. 2024년 학생·교사·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모바일 설문조사에서 만족도는 평균 89.5%, 확대 필요성은 90.1%에 달했다. 학생과 학부모는 범죄예방을 위한 교내외 순찰 및 등굣길 교통안전 활동을, 교직원은 학교폭력 사안 조사 및 처리 지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제주도는 교육부 주관 '2024년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우수사례' 공모에서 우수 지방자치단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I 제주형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공공 돌봄과 안전한 학교라는 두 축이 튼튼하게 자리 잡을 때, 부모는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으며, 아이들은 보다 자유롭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초등 돌봄교실 확충과 마을키움터, 주말 돌봄 '꿈낭', 학교안전경찰관 제도 등은 이러한 부모가 느끼는 막연한 불안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제주가 추구하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는 이제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다. 맞벌이 가구 증가와 다양한 양육 수요 속에서, 현실적인 돌봄과 안전을 제공하는 정책적 성과로 구체화되고 있다. 돌봄과 안전망이 곳곳에서 튼튼하게 자리 잡으며, 미래 세대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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