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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음향신호기 무선리모컨 지급률 ‘저조’
제주시내 곳곳 접근 어려운 음향신호기 발견
도내 시각장애인 약 10%만 무선리모컨 보급
“리모컨 고장 많아… 보행 인프라 향상 우선”
양유리 기자 glassy38@ihalla.com
입력 : 2025. 08.06. 15:40:33

6일 오전 제주시 연동사거리 횡단보도 인근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가 높은 화단 위에 설치돼 있고, 화단 앞을 음식물쓰레기통이 가로막고 있다.

[한라일보] 시각장애인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도입된 ‘음향신호기’가 이용이 불가능한 곳에 설치되면서 불편이 따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자치경찰단이 도내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신호기용 무선리모컨을 배부했으나 지급률이 11%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오전 제주시 연동주민센터 인근 횡단보도 앞.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가 도보와 1m 이상 떨어진 화단 속에 설치돼 있었고, 화단 앞을 벤치가 가로막아 시각장애인을 물론 일반 시민도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인근 연동사거리 교차로에서도 화단 속에 설치된 음향신호기 3대가 확인됐다. 한 곳은 높이가 60cm에 가까운 높은 화단 위에 신호기가 위치했고, 그 앞에는 음식물쓰레기통이 놓여 있었다.

제주시 삼도2동에서도 이와 같은 화단 속 음향신호기가 발견됐다. 더군다나 이곳에 설치된 음향신호기는 음량이 작아 인근 도로의 차량 소리에 묻혀 거의 들리지 않는 수준이었다.

지난 5일 저녁 삼도2동의 한 횡단보도 인근 화단 위에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가 설치된 모습.

다만 음향신호기는 신호등에 부착하는 형식으로 제작돼 부득이하게 도보와 거리가 먼 곳에 설치되기도 한다. 이에 제주자치경찰단은 2023년과 지난 4월, 도내 한 시각장애인 단체에 무선리모컨 750대를 지급하고, 애플리케이션 이용을 안내했다.

그러나 제주도에 등록된 시각장애인 수는 6987명으로, 무선리모컨을 지급받은 이들은 약 11%에 그치는 실정이다. 지급된 750대 중에서도 50대는 고장난 기기 교체를 위한 여분용으로 지급돼 실제 무선리모컨 이용은 더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내 시각장애인단체 관계자는 “무선리모컨이 지급됐으나 실제로 이용하는 분들은 많지 않고, 고장 나는 리모컨도 많았다”며 “음향신고기만이 아니라 도내 장애인 보행 여건 전체가 나아져야 무선리모컨 등이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음향신호기의 낮은 음량에 대해 자치경찰단 관계자는 “주택가 인근에선 음향신호기 관련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 아예 없애달라는 민원도 많다”며 “적정 음량 기준은 따로 없이 그때마다 조금씩 용량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청이 2022년에 발표한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 규격서’에 따르면 시설물 음향은 70dB±5dB를 기준으로 도로환경을 고려해 40dB~90dB 범위 내로 조절할 수 있다는 규정이 존재한다.

이 관계자는 "음향신고기 고장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있고 3개월마다 제주시에 횡단보도 인근 점자블록 설치를 요청하는 등 시각장애인 보행 인프라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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