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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열미술관 물방울과 진심을 담다
제1전시실서 '물방울의 방 1983~1985' 소장품 기획전
제2·3전시실 '내 속에 꿈틀거리는 한 가닥 진심' 전시도
김창열·하인두 두 거장의 예술 교감과 물방울 변주 선봬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입력 : 2025. 07.29. 15:51:31

김창열의 '물방울 SH87010'

[한라일보] 녹음이 짙어지는 여름, 제주 저지예술인마을 김창열미술관에 두 개의 특별한 방이 조용히 문을 열었다. 하나는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 회화가 새로운 전환을 맞이한 1983년부터 1985년까지의 예술적 궤적을 따라가고, 다른 하나는 격동의 시대를 함께 견뎌내며 예술로 깊은 우정을 쌓은 김창열과 하인두, 두 화가의 삶과 예술 세계를 들여다본다.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은 제1전시실에서 소장품 기획전 '물방울의 방 1983~1985'를, 제2·3전시실에서는 특별기획전 '내 속에 꿈틀거리는 한 가닥 진심'을 선보이고 있다.

먼저 오는 11월 16일까지 열리는 '물방울의 방'은 김창열 작가의 대표 모티브인 물방울이 개념적·조형적 전환을 이루고 회화적 이미지로 정착된 핵심기를 집중 조명한다. 단순히 표면 위에 맺히는 것을 넘어 흐르고 흡수되는 '물방울'의 다양한 변주가 작품에 담겨있다.

특히 유화와 흑연 등 실험적인 매체 사용과 함께, 배경에 한자를 배치하거나 얼룩과 물방울의 대비를 활용한 구성 등 실험적 화풍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미술관 측은 전시 이해를 돕기 위해 김창열 작가의 생전 인터뷰를 인공지능(AI) 기술로 재현한 영상을 함께 전시하고 있다.

하인두의 '자화상'

내달 24일까지 제2·3전시실에서는 '내 속에 꿈틀거리는 한 가닥 진심' 특별전이 이어진다. 1950년대 서울에서 처음 만나 예술적 동반자로서 깊은 영향을 주고 받으며 현대미술가협회를 창립, 한국 전위미술의 흐름을 이끌었지만 각기 다른 삶의 길을 걸어야했던 김창열과 하인두, 두 거장의 여정과 교류를 조명한다.

김창열 작가가 프랑스로 이주해 '물방울'이란 작업 소재를 굳히고 고통스러운 기억을 승화시켰다면, 정치적 이유로 국내에 머무른 하인두 작가는 불교사상·오방색 등을 기반으로 '만다라', '묘환' 시리즈 등을 통해 동양철학을 시각화했다.

전시에는 전혀 다른 형식과 배경을 지녔지만, 예술을 통해 삶을 사유하고 시대를 견뎌낸 두 거장의 이야기가 담겼다. 전시 제목 '내 속에 꿈틀거리는 한 가닥 진심'은 하인두 작가의 생전 표현으로, 예술로 승화된 삶의 풍랑을 조용히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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