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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춤추게 하는 NIE
[2025 JDC와 함께 생각을 춤추게 하는 NIE] (7)미디어 활용 언어 훈련 수업
말문을 열고 세상과 다시 연결되는 시간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입력 : 2025. 07.23. 02:20:00
그림책과 신문 활용 통해 감성과 현실 자극
대화의 과정에서 정서적 회복·자존감 향상

[한라일보] "덜컹덜컹, 찰방찰방, 여우가 달린다!"

이 짧고 리듬감 있는 문장이 어르신들의 얼굴에 미소를 번지게 한다. '자동차 타는 여우'는 원래 0~3세 유아를 위한 그림책이지만, 시니어 인지훈련 현장에서 언어 자극 도구로도 훌륭하게 활용된다. 특히 경도인지장애(MCI)를 가진 어르신에게는 쉽고 반복적인 구조, 풍부한 소리 표현, 단순하지만 정서적으로 풍부한 그림책이 효과적인 언어 훈련 자극이 된다.

고령화 사회에서 인지기능 저하에 대한 대비는 개인 건강을 넘어 지역과 사회의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 전 단계로, 적절한 자극과 훈련을 통해 충분히 회복되거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언어 훈련은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영역이다. 언어는 사고와 기억, 감정 표현, 사회적 관계를 연결하는 중심 기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단어가 떠오르지 않거나 문장이 잘 이어지지 않는 경험을 하게 되고, 점점 말을 줄이거나 표현을 회피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말하기는 줄고, 듣기만 많아지면 일상의 소통은 단절되고 감정도 위축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어렵고 복잡한 글이 아니라, 말문을 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친근하고 단순한 이야기이다.

그림책 '자동차 타는 여우'는 그런 면에서 아주 탁월한 선택이다. 이야기의 구조는 단순하다. 여우가 자동차를 몰고 가는 길에 동물 친구들이 하나둘씩 차에 올라탄다. 탈 때마다 '덜컹덜컹', '찰방찰방', '폴짝폴짝' 같은 소리가 난다. 어르신들은 이런 의성어와 의태어를 자연스럽게 따라 하며 말소리를 내게 되고, 발성과 감각 자극을 동시에 경험한다. 등장하는 동물들이 점점 늘어나며 내용이 반복되고, 마지막에는 유쾌한 반전이 있는 결말로 이어진다. 이런 구조는 시니어에게 익숙함과 안정감을 제공하고, 집중력을 높여준다.

여기에 현실과 연결된 신문 기사를 함께 활용하면 언어 자극의 깊이와 넓이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수업에서는 신문에서 자동차 관련 기사, 교통 관련 뉴스 등을 스크랩해 그림책과 연결한다. 예를 들어 "요즘은 전기차가 늘어나고 있다"는 신문 기사를 읽은 후 "여우가 탄 자동차는 어떤 차였을까요?"라고 질문을 던지면, 어르신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상상과 경험을 말로 풀어내게 된다.

"나는 시골에서 경운기 몰았져~", "옛날엔 자동차가 진짜 귀했쥬~", "진짜 제주에도 이젠 트램이랜허는 기차가 들어온댄?" 단순한 이야기 하나가 개인의 삶의 기억을 불러내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소통의 장이 된다. 그림책이 말문을 열고, 신문이 세상과 다시 연결시켜 주는 것이다.

언어 훈련은 곧 존재 확인의 과정이다. 어르신들이 자신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꺼내고, 그 이야기를 다른 이가 들어주는 경험은 단순한 훈련을 넘어 정서적 회복과 자존감 향상으로 이어진다.

특히 그림책과 신문이라는 두 매체의 결합은 '감성'과 '현실'을 동시에 자극하는 방식으로, 단순히 말 잘하게 하는 것을 넘어서 삶의 맥락과 감정까지 끌어낼 수 있다.

'자동차 타는 여우'와 신문을 활용한 시니어 언어 인지훈련 수업은 어르신들이 다시 세상과 연결되고, 자신과의 대화를 회복하는 여정을 가능하게 해준다. 여우가 신나게 달리듯, 말도 멈추지 않고 달려야 한다. 그 여정에 그림책과 신문이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준다.

<연재팀/미디어교육연구회'ON'>

수업 계획하기

▶수업 대상 : 시니어

▶수업 주제 : 그림책과 신문을 활용한 두뇌 인지 훈련 교육

▶활용 그림책 : '자동차 타는 여우'(글·그림 수잔네 슈트라서, 푸른숲주니어 펴냄)

▶활용 신문 : 자동차 관련 기사, 교통 관련 기사가 나온 신문 기사

▶수업 성취 기준

-그림책을 활용해 감성자극 및 정서적 안정을 가져온다.

-신문을 활용해 일상과의 연결, 사회적 교류를 증진시킨다.

-활동을 통해 기억력, 언어력, 집중력, 시공간 지각력 등 인지 기능을 강화시킨다.

▶도입 : 사진 기사 속 이야기 나누기

-신문에서 이야기가 들어 있는 기사를 함께 보며 육하원칙에 맞춰 정보를 찾아보며 이야기 관련 정보를 분석하고 정리한다.

-신문 기사 속 사회 현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 공유하기

▶전개 : 오늘의 그림책 '자동차 타는 여우' 읽기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등장 동물과 소리를 따라 해 본다.

-여우의 자동차에 올라탄 동물의 순서는 어떻게 되는지 게임처럼 반복해서 나열하며 기억하도록 유도한다.

-그림책 속 의성어, 의태어를 통해 발성과 언어 자극 활동을 함께 진행한다.

▶활동 :

1. 그림책 속 의성어, 의태어 발성 및 언어 자극 활동

2. 여우의 자동차 탑승 동물 메모리 게임(시장에 가면~)

3. 육상, 해상, 항공 교통수단 구분하기

4. 꾸불꾸불~ 미로 길! 자동차 운전~

▶정리 : 제주도에 생기는 수소 트램에 대한 나의 생각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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