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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기억해야"… 4·3평화기념관에 울려퍼진 '하나의 울림'
6일 미 하버드대 아카펠라·표선고 학생들 공연
추모곡 '애기동백꽃의 노래'·'아리랑' 함께 불러
"역사적 장소서 의미"… 두달간 4·3작품 작업도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입력 : 2025. 07.06. 15:35:05

6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내 제주4·3평화기념관에서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아카펠라 그룹 크로코딜로스와 제주 표선고등학교 합창단이 4·3 추모곡인 '애기동백꽃의 노래'를 함께 부르고 있다.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애기동백 꽃 지면 겨울이 가고 / 봄이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 울긋불긋 단풍에 가을이 가면 / 애기동백 꽃 피는 겨울이 온다."

6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내 제주4·3평화기념관에서 4·3 추모곡인 '애기동백꽃의 노래'가 울려퍼졌다.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아카펠라 그룹 크로코딜로스와 제주 표선고등학교 중창단의 하모니를 통해서다.

제주4·3평화재단이 주최·주관하고 갤러리 누보가 기획하고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협력해 마련된 이날 공연은 4·3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평화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문화예술 교류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제주의 역사가 서려 있는 특별한 공간에서 가장 의미있는 공연을 하고 싶다"는 크로코딜로스의 뜻에 따라 이뤄진 무대다.

1964년 창단된 크로코딜로스는 12명의 하버드 재학생으로 구성된 아카펠라 그룹으로, 하버드대에서 가장 오래된 중창단이다. 팝, 재즈, 스윙, 발라드, 록 등 다양한 레퍼토리와 재치있는 곡 해석으로 매년 20개국 이상 순회공연을 이어가고 있으며 백악관과 카네기홀 등 무대에도 올랐다.

이날 공연에서는 12명의 미국 하버드대 재학생들과 9명의 제주 고등학생들이 한 음절 한 음절 함께 호흡을 맞추며 4·3의 아픔을 노래로 어루만졌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민희의 바이올린 연주가 더해지며 그 울림은 더 깊어졌다. 또 4·3추모곡 사이에 '아리랑'을 편곡해 하버드대 아카펠라의 묵직한 음색으로 전해지며 또다른 울림을 주기도 했다. 이날 공연은 크로코딜로스의 공식 유튜브 채널를 통해 생중계됐다.

공연을 한 하버드대 아카펠라 단원인 시릴 리히(cyril leahy)는 "제주의 역사적 공간에서 제주도민들과 하나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돼 영광스러운 자리였다"며 "미래세대인 우리가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들게 한 시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공연과 연계해 표선고 학생들이 4·3 아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두달간 준비한 4·3 미술 작품들도 이날 공연장 입구에서 선보였다. 14명의 학생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4·3을 표현했다. 무명천 할머니의 삶을 모티브로 제작한 '아픔을 꿰매다', 제주땅에 새겨진 상흔을 표현한 '제주, 레드 아일랜드(JEJU, RED ISLAND)', 동백꽃으로 4·3희생자들을 비유한 '꽃으로 다시 피어나리', 4·3 생존자들의 깊은 상처를 담아낸 '총성과 박수소리' 등 회화부터 설치작업까지 다양했다.

학생들은 자신의 작품을 하버드대 아카펠라 단원들에게 직접 영어로 해설하며 제주의 아픈 역사인 4·3의 의미를 알리고자 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조하윤 학생은 "프로젝트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제주에 온 외국인들에게 4·3을 알리는 기회가 돼 매우 뿌듯하다"며 "각자의 방식으로 4·3을 알리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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