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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F1 더 무비' [한라일보] 누구의 인생에서나 애인 또는 친구보다 선배의 존재가 더 간절할 때가 온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는 찾을 수 없는 어떤 결핍이 요구하는 삶의 영양소가 선배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는 것을 빨리 알수록 인생의 레이스는 좀 더 순조로워진다. 소화제인 동시에 인공 눈물 같고 보약으로 지었는데 데일리 비타민처럼 찾게 되는 드물고 귀한 선배라는 존재는 인생의 예기치 못한 허들을 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러니 선배 부디 그 눈길을 거두지 마오. 나와 함께 뛰는 이 길 위에서. [탑건: 매버릭]의 전세계적인 성공은 여러모로 시사한 바가 많았다. 꿈의 공장이라 불리우는 헐리우드라는 공간이 여전히 품고 있는 가능성의 포효이자 프랜차이즈 시리즈 아이콘에 갖게 되는 매혹에 대한 유효한 답변이었던 해당 작품은 작품 내적인 요소들로도 관객들에게 여러가지 잔상을 남겼다. 전성기라는 다소 가혹한 호명을 근사하게 넘어서는 노장의 투혼을 담아냈던 [탑건: 매버릭]은 일의 기쁨과 슬픔이 비단 특정한 시기에만 머무르지 않으며 직업인으로서 개인이 갖는 위엄이 시간이 갈수록 얼마나 농축된 빛깔로 선명해지는 지를 보여준 작품이기도 했다. 늙고 낡음이라는 거친 분류를 기꺼이 마다하며 매력적인 빈티지이자 숙성된 테이스트로서 세월의 주름, 그 맛과 멋을 풍성하게 간직한 선배의 존재는 귀하다. 순정으로 빚어진 순금의 빛이 세월의 무게 위에도 영롱하게 반짝이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언제나 감탄할 만한 일이다. [F1 더 무비]는 [탑건: 매버릭]의 동생 같은 영화다. 조셉 코신스키의 차기작이라는 측면에서도 그렇고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로 이어지는 헐리우드 아이콘의 바톤 터치라는 모양새 면에서도 그렇다. 두 작품은 외형의 닮음 정도도 유사하지만 이야기하는 것들 역시 흡사하다. 왕년의 스타가 무대에 다시 등장한다.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전설의 귀환인데 몰랐던 이들에게는 그저 올드 스쿨의 방문일 뿐이다. [탑건: 매버릭]의 무대가 하늘로 향하는 활주로였다면 [F1 더 무비]의 무대는 경주용 환상 도로, 서킷이다. 이곳에서는 올림픽과 월드컵에 버금가는 거대한 스포츠 쇼 F1이 펼쳐진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들이 최고의 속도를 겨루는 곳에는 그 차 안에 타는 레이서들과 그 차를 만들어 내는 전문가들 그리고 이 위험하고 아찔한 경기가 진행될 수 있도록 차와 레이서를 돕는 스탭들이 있다. 한 편의 영화, 한 번의 스테이지를 구성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앙상블이다. 서킷에서는 무사히 완주하는 것은 기본이고 잘 달려서 상대를 이겨야 한다. 이 쇼에는 막대한 돈과 소수정예의 인력들이 투입되며 무수한 인파가 지상 최고의 스피드 쇼에 열광한다. 바퀴를 갈아 끼워야 할 정도로 뜨거운 쇼 타임. 센터는 차 안의 레이서가 된다. ![]() <진명현 독립영화 스튜디오 무브먼트 대표(전문가)>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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