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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제주바당은 우리가 지키쿠다!"… 해녀삼춘과 함께한 이음교육
초등학생 형·누나와 유아가 잇는 제주형 통합 수업
제주어·숨비소리 체험까지... 해녀 문화로 세대 연결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입력 : 2025. 06.23. 16:22:27

23일 제주시 광령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서 '해녀삼춘! 제주바당은 우리가 지키쿠다'를 주제로 유치원과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연계한 이음교육이 운영됐다.

[한라일보] 유아가 초등학교로 넘어가는 교육과정의 '틈'을 메우기 위한 제주형 이음교육이 이번에는 '해녀'를 주제로 뭉쳤다. 해녀 삼춘들을 직접 만나 제주어와 해녀 문화를 함께 배우는 교육의 장이 마련된 것이다. 선배는 후배의 체험을 돕고, 후배는 선배를 존중하면서 이 시간만큼은 하나가 됐다.

23일 제주시 광령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서는 '해녀삼춘! 제주바당은 우리가 지키쿠다'를 주제로 유치원과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연계한 이음교육이 운영됐다. 이날 활동에는 병설유치원 원아 29명과 광령초 2학년 학생 49명 등 총 78명이 참여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유치원의 '제주 바당' 주제 수업과 초등학교의 제주어·마을 어르신 인터뷰 교육과정을 연계해 유아와 초등학생이 함께 배우고 체험하는 통합형 교육으로 구성됐다. 광령초는 올해 제주어 연구학교로 지정된 만큼 지역 언어와 문화 중심의 연계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이날 현장에는 해녀·해남 삼춘 3명이 강사로 나섰다. 물질 경력 67년의 해남과 48년 경력의 해녀, 그리고 30대 젊은 해녀가 차례로 소개되자 교실은 곧바로 아이들의 호기심으로 들썩였다.

"숨비소리는 어떻게 내요?", "몇 분 동안 잠수할 수 있어요?", "수심은 얼마나 내려가요?", "돌고래 본 적 있어요?" 등 질문이 쏟아졌고, 삼춘들은 "예전엔 4분 넘게 숨을 참았고, 수심 17m까지도 내려갔다"며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생생한 물질 이야기를 들려줬다.

물질 도구 체험.

체험 활동은 혼합연령 3개 조로 나뉘어 '숨비소리 챌린지', '해녀 물질 도구 체험', '바다 보물 꾸미기' 등 3개 코너로 순환하며 진행됐다. 초등학생들은 형·누나 도우미로 나서 유아들을 자연스럽게 이끌었고 유아들은 선배들의 도움을 받으며 순조롭게 활동에 참여했다.

'숨비소리 챌린지'에서는 해남의 시범에 따라 아이들이 직접 숨 참기와 숨비소리 내기에 도전했고, '물질 도구 체험'에서는 구쟁기(뿔소라), 눈(물안경), 납, 비착(뜰채) 등 제주어 명칭을 배우며 도구를 만져보는 시간을 가졌다. 물옷 입기 체험에서는 초등생들이 유아들의 옷 입기를 도와주기도 했다.

'바다 보물 꾸미기' 코너에서는 전복 껍질과 뿔소라에 색칠하며 나만의 바다 보물을 완성했다. 선배들과 함께 만든 결과물을 바라보는 유아들의 얼굴에는 뿌듯함이 서렸다.

이날 교육에 참여한 광령초 병설유치원생은 "물질 도구 체험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숨비소리 내는 것도 즐거웠다"고 말했다.

광령초 2학년 학생은 "어린이 친구들이 안내에 잘 따라줘서 뿌듯했다"면서 "평소에 해녀 삼춘들이 어떻게 잠수를 하는지 궁금했었는데, 오늘 알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영미 광령초 병설유치원 담임교사는 "유아기는 단순 지식을 주입하는 시기가 아니라, 삶을 경험하고 감각을 깨우는 시기"라며 "자연과 사람, 전통을 직접 만나 연결되는 살아 있는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앞으로도 아이들의 삶을 바꾸는 교육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지난해 20개 유치원에서 시범 운영한 이음교육을 올해 40개로 확대했으며, 내년부터는 전면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유아들의 물옷 입기 체험을 도와주는 초등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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