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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 '해조 생육 블록' 설치 사업 효과 의문?
본보 신도리 어장 현장 확인… 해조류 없고 파손·유실
블록 설치 당시 모자반 군락 형성 해녀 소득 증대 예측
연구원 "초기 모델 이후 보완"... 전문가 "전면 재검토"
해양탐사취재팀 기자
입력 : 2025. 06.23. 09:54:25

신도리 포구 안쪽에 설치한 해조 블록에 참모자반이 풍성할 것으로 예상을 했지만 불레기말과 유·무절석회조류만 빼곡히 부착해 있다.

[한라일보] 제주특별자치도가 갯녹음 해역의 해조류 자원 회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해조 생육 블록'사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본보 해양탐사취재팀이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마을어장에 설치된 '해조 생육 블록' 사업을 점검한 결과, 해조류 착생 효과는 거의 없었고 블록 대부분이 파손되거나 유실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2022년부터 해조류 생육 기반 조성을 위해 시비재가 삽입된 콘크리트 구조물인 '해조 생육 블록'을 마을어장에 설치하고 있다. 2023년에는 총 53억 원을 들여 도내 13개 마을어장에 설치했고, 올해도 10억 원을 투자해 제주시 북촌·행원·신창·비양도, 서귀포시 태흥3리 등 5개 어장에 2043기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참모자반 등의 종자도 함께 이식할 예정이다.

제주자치도가 이 사업을 지속 추진하는 것은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이 '해조 생육 블록'이 해조류 서식 환경을 조성해 갯녹음이 심한 해역을 복원하고, 어류·패류의 산란장 기능도 수행한다는 분석 때문이다.

그러나 본보 취재팀이 지난 12일 신도리 마을어장을 조사한 결과 포구 안쪽에 설치된 '해조 생육 블록'에서는 참모자반을 비롯한 유용 해조류가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포구 바깥쪽에 설치된 블록들도 상당수가 파손되거나 전도돼 있었고, 일부는 암반 아래에 깔려 있었다.

특히 올겨울 낮은 수온으로 미역 포자가 확산되면서 제주 마을어장의 자연 암반에는 미역이 우거졌으나 해조 생육 블록에는 미역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오히려 블록 주변 자연 암반에는 다양한 해조류가 착생해 있는 모습이 뚜렷하게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해양생태 전문가들은 "일부 지역에서는 해조류가 블록에 부착된 사례도 있지만, 그것이 시비재 효과인지 자연적인 증식인지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며 "수십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검증팀을 통해 객관적인 평가를 실시하고, 사업의 지속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 관계자는 "신도리에 설치된 것은 초기형 '해조 생육 블록'으로, 이후에는 보다 견고하게 보완한 구조물을 설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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