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오피니언
[고우일의 현장시선] 범제주도민 농촌일손돕기, 감사합니다!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입력 : 2025. 06.20. 06:00:00
[한라일보] 농촌봉사활동은 노동력 공급을 넘어 농업의 가치를 지키고 농업인들에게 희망과 따뜻함을 전달하는 숭고한 행위다. 지난 4월 초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농협은 농번기를 맞이해 취약농가 일손돕기 자원봉사자와 기관·단체를 모집했다. 그 결과 5월 12일부터 시작한 일손돕기에 자원봉사센터, 대학생봉사단, 해병대 등 64개 기관 약 4400여 명의 봉사자가 참여했다.

봉사자들은 제주농촌이 겪고 있는 농번기 인력난에 과거 어려운 이웃을 대가 없이 도와주는 제주 전통의 상부상조 정신이 깃든 '수눌음'으로 화답했다.

이번 일손돕기는 마늘 수확을 중심으로 이뤄졌는데, 5월 중 뽑기, 줄기 자르기, 건조, 묶기 등 수확의 대부분을 사람의 손으로 진행한다. 유상 인력들은 돈이 되는 대농에 집중돼 소농인 취약농가들은 인력을 구하지 못해 수확시기를 놓치게 된다. 수확시기에 투입되는 자원봉사자는 전문 인력은 아니지만 유상인력보다 소중하다. 바쁜 학기 중에도 농촌을 찾아와준 대학생, 마트에서만 마늘을 봐온 자원봉사자, 농촌일손돕기가 나라를 지키는 것이라며 대민 지원에 나선 해병대원들의 노동력은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고마움이다.

우리 농촌이 인력부족 문제만큼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농업 인구의 고령화와 실질적인 농업소득의 감소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도내 만 65세 이상 농업가구는 1만5801가구로 전체농가수의 52%가 넘으며, 청년 농업인은 2014년 3943호에서 2023년 851호로 4분의 3 이상 감소했다. 실질적인 농업소득의 감소 또한 심각하다. 지난 10년간 평균 물가상승률은 2%가 넘지만 농업총수입에서 농업경영비를 차감한 전국 평균 농업소득은 1인당 연평균 1000만원 미만으로 근로자 최저임금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소득이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농촌일손돕기는 농업과 농촌 그리고 농민을 살린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농사를 포기하려 했던 농가는 봉사자들이 보여준 따뜻한 마음에 농사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한다.

농촌의 기계화와 유능한 유상인력을 적정한 가격에 꾸준히 공급하는 것은 제주농협의 장기적인 목표다. 하지만 농촌봉사활동은 더욱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농촌은 건강한 식탁의 근원이며 우리 사회의 밝은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터전이라는 농업의 가치를 모두가 이해해 줬으면 한다.

올해 성공적으로 진행한 범제주도민 농촌일손돕기는 농업인들에게 농촌을 지킬 수 있는 희망과 농촌에서도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자발적으로 봉사에 참여해 주신 봉사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제주농협은 앞으로도 수눌음 정신을 바탕으로 도민과 함께 농촌을 지원하고 농업인의 미래를 밝혀 나가는 데에 최선을 다해 희망농업, 행복농촌 구현에 앞장서겠다. <고우일 농협중앙회 제주본부장>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