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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지 일부 유지" VS "현 생태계 유지" 팽팽
18일 오름 원형보전 및 관리 정책방향 모색 토론회
경관 초점 맞춘 획일적 원형 보전보단 '제주다움' 주문
오소범 기자 hasm@ihalla.com
입력 : 2025. 06.18. 19:20:35
[한라일보] 제주 오름이 자연 증식된 잡목 종자로 인해 원래의 능선미를 잃고 고유의 분화구 형태가 사라지는 등 오름 원형과 관리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상반된 의견이 제시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8일 제주문학관 대강당에서 '오름 원형보전 및 관리 정책방향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제주도 사회협약위원회가 도내 오름 중 개별 오름의 특성을 고려한 선별적인 관리 정책 전환과 공론화 절차 추진을 담은 권고안을 내며 마련됐다.

 현원학 제주생태교육연구소장은 '제주 오름의 형성과정과 가치, 그리고 원형보전을 위한 관리 방향'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현 소장은 "오름의 생태적·경관적 가치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늘 변한다"며 "오름이 가지고 있는 '제주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홍식 제주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한 토론회에서 김영남 송당리장은 "원래 민둥산이던 아부오름에 어느 순간부터 나무들이 빽빽이 자라면서 전망이 막혔고 이로 인해 방문객의 발길이 줄었다"며 "나무들이 자연적으로 자랐다곤 하지만 오름과 마을을 위해서는 제거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대로 한라일보 편집국장은 오름의 원형논란에 대해 "고려 후기부터 조선 시대까지 초지를 방목지로 활용하기 위해 고의로 불을 놓았다는 기록이 있다"며 "오름의 원형은 산림이 아닌 초지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오름 관리는 행정보다 마을이 중심이 돼야 하며, 관리 항목을 마련해 마을에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며, 영국의 '농업환경직불제'사례를 소개했다. 이 제도는 전통 농업을 유지하는 농가에 항목별로 차등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와 반대로 숲을 이룬 오름의 가치를 그대로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창흡 전 제주도 산림녹지과장은 "과거 민둥산이던 오름의 형태는 초가 지붕, 땔감, 방목 등 사람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던 인위적인 결과물로 그 필요가 사라진 지금의 형태는 자연스럽다"며 "이미 산림이 구성된 오름을 원형복구 하기보다는 현재 민둥산 형태의 오름에 대해서만 유지·관리를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제주도 사회협약위원회의 권고안이 주민 의견으로 편향돼 있다"며 "오름의 경관적인 가치만을 보고 숲을 제거하는 것은 무리한 접근"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부오름 같이 숲이 형성된 오름은 이미 산림 생태계가 구축돼 있으며, 멸종위기종이 서식할 만큼 생물 다양성이 굉장히 높다"고 강조했다. 오소범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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