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 바다에서 최근 4년간 좌초되거나 혼획된 바다거북이 150마리를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상당수는 폐어구에 걸리거나 해양쓰레기를 삼킨 채 발견됐다.

13일 제주자연의 벗이 발표한 바다거북 단행본 내 제주대학교 해양과학과 김병엽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2021년~2024년 제주주변 수역에서 바다거북 158마리가 좌초·혼획·방류됐다.

연도별로는 2021년 37마리, 2022년 39마리, 2023년 43마리, 2024년 39마리이다.

종류별로 보면 푸른바다거북이 126마리로 전체의 79.7%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이어 붉은바다거북 23마리(14.6%), 매부리바다거북 5마리(3.2%), 올리브바다거북 3마리(1.9%), 장수바다거북 1마리(0.6%) 등의 순이었다.

푸른바다거북은 추자도를 제외한 전 해역에 출현했으며, 붉은바다거북은 서귀포시에서 6마리로 가장 많이 발견됐다. 매부리바다거북은 제주시 구좌읍·조천읍, 서귀포시 대정읍·안덕면·성산읍에서 보였다. 올리브바다거북은 제주시 애월읍·서귀포시 대정읍·성산읍에서 출현했고, 제주시에서는 장수거북이 발견됐다.

제주자연의 벗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바다거북이 매해 제주 해안에서 30여마리씩 죽어 올라온다는 것은 비정상적인 현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업활동에 의한 혼획, 폐어구, 해양쓰레기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제주자연의 벗에 따르면 최근 4년 제주 해안에 좌초된 바다거북 중 20%이상이 몸에 폐어구가 걸린 채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죽은 바다거북의 배를 해부해본 결과, 다수의 개체에서 해양쓰레기가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제주자연의 벗은 바다거북 보호를 위해 혼획 방지, 폐어구 수거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국내 연간 인근해 주요 업종 어구 사용량은 통발 5만4300t, 연안복합 5만4200t, 자망 4만3400t, 인가망 1만6100t, 근해연승 1100t등 총 16만9000여t으로 집계됐으며 이중 유실률은 24.8%에 이르고 있다.

제주자연의벗은 "바다 속으로 가라앉은 그물은 의도치 않게 물고기 등 해양생물을 갇히게 해 생태계에 큰 피해를 준다"며 "제주도는 제주도어선주협회, 해녀협회 등과 협력해 바다 속 폐어구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거 중심의 정책만으로는 해양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해양쓰레기를 재활용할 수 있는 민간 산업이 활발해져야 자발적인 수거가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제주자연의벗은 바다거북 보전의 필요성에 대해 "이는 단순히 한 종을 살리는 것을 넘어 해안 생태계 보호, 해양오염과 기후위기 대응과도 직결되는 일"이라며 "제주도 관련 조례에 바다거북 좌초를 줄이기 위한 실질적 조치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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