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한라일보] 예술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공간예술이고 다른 하나는 시간예술이다. 그것이 평면이건 입체이건 간에 특정한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예술은 공간예술이다. 회화와 조각 같은 물질형식의 미술작품이 대표적인 공간예술이다. 반면에 시간예술은 시작과 끝이 있는 시간 기반의 예술이다. 음악이나 연극과 같이 인간의 행위를 통해 나타나거나 미디어를 통해 재연되는 것으로서 비물질형식의 공연이 대표적인 시간예술이다. 문화에도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유형문화이고 다른 하나는 무형문화이다. 전자는 공간예술에 가깝고 후자는 시간예술에 가깝다. 유형문화는 물질형식을 띠고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반면, 무형문화는 인간의 행위나 미디어의 재연에 의해 시간성을 기반으로 존재한다. 유형문화와 무형문화의 형태로 나타나는 문화 일반은 인간의 삶을 규정하는 것이면서 또한 인간의 삶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기도 하다. 유형과 무형의 문화가 자산 개념으로 존재하는 것을 문화재라고 한다. 문화재의 재(財) 자가 재물을 뜻한다는 점을 새겨본다면, 문화재란 문화적 가치가 담긴 유산이다. 사전적 의미에서 문화재란 역사와 예술, 학술 등의 영역에서 지역이나, 국가, 민족 등의 특정 공동체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유산이다. 문화재 또한 건축과 유물 등의 유형문화재와 음악이나 춤과 같은 무형문화재로 나뉜다. 대한민국은 문화강국이라는 자부심을 갖춰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문화를 이끌어나가는 K-컬쳐는 음악과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하고 있는데, 대부분은 무형문화 영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시간예술 기반의 무형문화 영역 생산자, 종사자들은 사람의 노력으로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K-컬쳐는 사람이 가치를 창출하고 돈을 버는 구조이다. 21세기 들어 두드러지게 나타난 이러한 현상은 대중예술을 중심으로 문화산업을 이끌면서 경제적 상승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문화유산과 K-아트 등 유형문화 영역으로 확장하자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우리가 유럽의 문화 선진국을 방문하면 반드시 뮤지움을 찾아가 해당 국가의 유형문화 유산을 관람하는 것은 그만큼 잘 갖춰진 유형문화 인프라가 있기 때문이다. 기실 '이건희 컬렉션'을 계기로 우리나라 관객들이 전시 문화에 뜨겁게 반응하는 것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유형문화 유산이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존의 K-컬쳐가 사람의 노력(용역)이 가치를 창출하는 구조라면, 향후에는 문화유산(재화)이 가치를 창출하는 구조로 확장해야 한다. 경제력과 문화력으로 공진화하는 대한민국. 이제 유형문화 대전환의 시대정신을 받들어서 '유무형 문화가 균형을 이루는 K-컬쳐'의 시대를 열어나갈 일이다. <김준기 미술평론가>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