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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일보] 최근 여러 학교에서 통합사례회의 요청이 들어온다. 위생관리가 되지 않는 아이, 몇 해째 정서적 어려움이 해결되지 않는 아이, 부모의 부재로 돌봄이 필요한 아이 등. 학교는 아이들의 이상 신호를 놓치지 않고, 직접 가정 방문을 하고 여러 지역기관을 찾아보다 교육지원청에까지 협조를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학교 나름대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적용함에도 좀처럼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 보호자는 외부 개입을 불편해하고, 기관의 지원은 일시적이거나 조건부였다. 상담이나 심리치료가 필요한데, 보호자의 동의가 없어 이뤄지지 못했다. 요즘 학교 현장의 모습이다. 2018년부터 제주교육은 한 학생의 어려움을 중심으로 학습, 정서, 보건, 복지 등 학교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협의하는 학생맞춤통합지원체계를 갖추고 머리를 맞대게 했다. 그럼에도 정작 변화는 더디고, 한계를 마주하는 순간은 너무 자주 온다. 사례를 담당하는 교육복지사, 상담교사와 함께 방문한 학교 통합사례회의에서 보호자를 만났다. 학교의 요청에 의한 것이지만, 여러 사람이 모여 자녀의 어려움을 이야기 나누는 자리에 보호자가 함께하는 매우 불편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참석했다는 데서 희망을 찾는다. 보호자에게 혹시 지내며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아이를 바라보는 마음은 어떠한지, 어떤 기대를 갖고 참여했는지를 먼저 묻고, 보호자와 학교, 그리고 교육지원청에서 해야 할 일을 의논했다. 보호자의 입장과 학교의 입장에서의 상황과 지원방법을 나누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보호자가 약속한 한 가지를 실천했다. 두 번째 희망이다. 곁에서 바라본 동료 교육복지사들의 헌신과 중재 역할의 중요성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여전히 혼자 애쓰는 선생님과 학교가 너무 많다. 학교는 교육기관이지만, 교육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된다. 아이를 둘러싼 어려움을 해소하지 않으면 아이도 너무 힘들고, 또래 친구들, 담임교사, 학교 구성원 모두에게도 해결해야 할 과제만 쌓여간다. 여전히 법적 시스템은 미비하고, 지속가능한 개입방법도 이제 찾아 나서야 하는 시기이다. 그러기에 이제 함께해야 한다. 일단 학교에서 도움을 요청했을 때 함께할 준비가 돼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학교내외 인적자원이 충분히 뒷받침되고 있는지, 아이와 선생님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주고 있는지, 교육과 지역사회와의 연결고리에 문제는 없는지. 단순히 도움을 요청하고 지원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적인 연계와 협력, 구조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보호자, 학교, 교육청, 지역사회가 제 역할을 다하며 '한 아이'를 바라보는 구조. 그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통합적 지원 체계이다. 모두 함께 돌보며 다 같이 따뜻해지는 '다가치봄' 서귀포시교육지원청 학생맞춤통합지원의 상징표식처럼 혼자 애쓰지 말고, 한 걸음씩 함께 내디뎌 보자. <오지선 서귀포시교육지원청 교육복지사>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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