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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일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은 과거를 교훈으로 삼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의지이다. 하지만 때로는 과거를 기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진정한 전진을 위해서는, 그 과거의 병폐를 단호히 '일소'하고 새로운 토대 위에 미래를 건설하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우리의 가까운 과거는 지도자의 무능과 부패, 권력욕이 초래한 내란(內亂)이다. 조금 더 먼 과거를 돌아보면, 제대로 된 연설도 없이 어퍼컷만 휘두르고, 손에 임금 '왕(王)자'를 버젓이 적고 TV 토론에 참여하는 후보를 선택했던 경험이 있다. 그 결과, 우리 국민은 지난해 12월 3일부터 지금까지 6개월 가량을 불안과 불신, 그리고 혼란 속에서 고통받고 있으며, 미래마저 확신하지 못하는 암울한 상황에 처해 있다. 국가의 동력이 상실되고, 국민적 에너지는 소모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위상은 분명 세계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눈부신 세계 속의 대한민국은 민주주의가 훼손되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모래성과 같다. 한때 선진국 반열에 진입했거나 중진국 선두에 섰던 많은 나라들이 이를 명백히 증명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민주주의의 약화와 권위주의 체제의 강화였다. 과거를 단순히 기억하는 것만으로는 결코 '전진'하지 못한다. 새로운 출발선에 설 수 있는 용기는 과거의 잔재를 완전히 걷어내는 것에서 시작한다. 마치 거대한 산불에서 보듯, 남은 잔재는 족쇄가 되어 더 이상의 성장을 가로막는다. 우리는 과거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그림자는 불필요한 논쟁과 국민의 냉소주의만을 키우며 진정한 도약을 마비시키는 존재다. 역사는 과거를 단호하게 청산하고 새로운 가치를 심었을 때 비로소 진정한 발전을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준다. 독일은 나치즘이라는 비극적 과거를 단죄했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재건하고 세계적인 경제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과거의 과오를 인정하고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오늘의 독일을 만든 것이다. 이는 과거에 대한 고통스러운 성찰과 함께, 잘못된 시스템을 뿌리 뽑는 과감한 결단이 없이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는 준엄한 경고다. 다가오는 선거는 바로 이러한 새로운 출발의 기회이다. 과거의 잘못을 직시하고, 그 원인이 된 부패하고 무책임한 구조들을 과감히 해체하며, 새로운 가치와 원칙을 세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다. 민주주의는 모든 것을 무비판적으로 포용하는 제도가 아니다.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세력, 혹은 체제를 부정하는 집단과 절연하지 못하는 세력까지 무작정 품에 안아야 하는 제도가 아니다.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말한 "과거를 용서하되 잊지는 말라"는 것은 개인적인 원한을 넘어서는 용서를 말한 것이지, 국가의 미래를 좀먹는 부패하고 무능한 시스템 자체를 묵인하거나 방치하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진정한 용서는 과거의 아픔에서 교훈을 얻고, 다시는 그런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잘못된 뿌리를 잘라내는 것을 의미한다. <현지홍 제주도의회 의원>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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