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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일보]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 등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기념일들이 이어지는 이 시기, 우리는 자연스럽게 ‘가족’이라는 존재를 떠올리게 된다. 삶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가족 안에서 우리는 사랑을 배우고, 갈등을 겪으며, 용서를 통해 관계를 이어간다. 그러나 익숙함은 때로 무관심을 낳는다. 늘 곁에 있다는 이유로 ‘지금이 아니어도 된다’라는 마음이 자라나고, 가족은 당연한 존재로 여겨지기 쉽다. 현대 사회에서 가족의 개념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전통적인 핵가족을 넘어 1인 가구, 동거 가족, 조손 가정, 비혈연 가족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등장하고 있다. 이는 사회 변화에 따라 가족의 기능과 모습이 유연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그만큼 가족이 더 이상 안전하고 따뜻하기만 한 공간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현실도 있다. 정서적 소외, 돌봄의 공백, 가정폭력 등으로 인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조차 상처받는 사람들이 있다. ‘가정의 달’은 이런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가족의 의미를 지금 시대에 맞게 다시 정의하는 시간이어야 한다. 단지 전통적인 틀에 얽매이기보다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건강한 관계의 회복’을 고민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부모와 자녀 간의 소통은 훈계나 잔소리로 이뤄질 수 없다. 서로를 인격체로 존중하고,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부부 관계는 삶을 지지하는 동반관계로 나아가야 하며, 노년기 부모에 대한 배려와 존중도 가족의 건강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이러한 변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가족 구성원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제는 사회와 국가가 함께 나서야 한다. 육아와 돌봄의 책임이 특정 성별이나 세대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하며, 다양한 가족 형태를 존중하고 포용할 수 있는 법적·사회적 기반도 마련해야 한다. 누구도 ‘정상 가족’의 기준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 가족은 혈연이나 법률로만 정의되지 않는다. 진심으로 서로를 아끼고 책임지는 사람들이 모인 곳, 그것이 진정한 가정이다. 가정의 달은 단지 선물을 주고받거나 전화를 한 통 더 하는 형식적인 한 달로 끝나선 안 된다. 오히려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관계를 돌아보고,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서로를 진심으로 바라보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함께 웃고, 다투고, 때로는 눈물 흘리며 쌓아온 시간 속에 진짜 가족의 의미가 있다. 그리고 그 소중함은 우리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삶의 중심이 된다. 이제, 우리가 다시 가족을 배워야 할 때다. 가정의 달은 그 출발점이 되어줄 수 있다. 사랑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 곁에 있는 가족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에서 시작된다. <강지상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3학년>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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