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한라일보] 2차세계대전 이후 세계는 자본주의가 경제불평등을 초래한다는 생각 에 소련은 공산주의를 표방하고 자유 진영은 복지국가 이념을 내걸며 경제평등 사회를 지향해왔다. 결과는 90년대 소련권의 몰락으로 평등한 경제가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됐다. 자본주의 진영도 오늘날 저성장·양극화라는 정반대의 결과에 직면하고 있다. 한국도 1987년 정치 민주화 이후 균형되고 평등한 복지국가 실현하겠다고 깃발을 들었으나 선진국 초입에서 저성장·분배악화의 함정에 빠졌다. 무엇이 잘못인가. 한국은 물론 세계 정치경제학계의 답은 없다. 그동안의 경제 평등주의 논리는 소득을 평등하게 만들어 준다는 사회주의 '결과의 평등' 논리였다. 소득과 인생성공을 포함한 시장의 결과는 어느 누가 멋대로 나눠줄 수 없는 '시장의 차별화' 기능의 결과이다. 따라서, 시장의 차별화 결과를 무시하고 정부가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경제는 망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공산권의 몰락과 북한의 궁핍화로 이미 증명된 사실이다. 이제 사회주의자들이나 좌경화된 지식인과 정치인들이 더 이상 결과 평등의 주장을 내세우기 어렵게 됐다. 그러나 이들은 이후 '기회의 평등'이 시장에 개입하지 않고 소득의 평등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해왔다. 지금은 좌우 이념을 떠나 전 세계가 기회의 평등을 정부가 추구해야 할 금과옥조라고 받들고 있다. 그런데도 지금 세계 경제는 계속 저성장·양극화를 못 벗어나고 있다. 기회란 결과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멋대로 나눠줄 수 있는 공공재(公共財)가 아니다. 기회야 말로 각자가 피와 땀을 흘려 노력한 대가로 시장이 차별적으로 배분해주는 사적 시장재(市場財)다. 기회 또한 노력의 대가이지 정부가 나눠줄 수 있는 게 아니다. 노력하지도 않은 자에게 정부가 기회를 만들어 준다면 누가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할 것인가. 출발선을 같게 하면 성공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한다.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출발선을 같게 하는 것 자체가 성공을, 즉 결과를 같게 하는 사회주의 이념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인생 마라톤을 생각해보자. 부모찬스를 없애서 매 출발선을 같게 하고, 매 ㎞마다 다시 출발시키면 결국 모두 같이 골인하게 되지 않겠는가. 기회 평등은 결과 평등을 분식한, 또 다른 반시장 이념으로 이 또한 경제의 실패를 피하기 어렵게 된다. 경제번영에 역행함이 없이 다 같이 성공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법 앞의 기회 평등'이다. 무슨 일이든 법 앞에 평등하게 도전할 기회는 주어지지만, 그 일에 나아가 성공할 수 있는지는 시장이 판단하게 하는 법치의 원리만이 시장 자본주의 번영과 동반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 정부는 인생 마라톤에 참여를 보장해야 하지만 그 성과는 보장할 수 없다. 매사 정부가 선택해 주는 것은 좋을 듯해 보여도 결국 자멸로 가는 길이다. <좌승희 아주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경제학박사>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