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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의 편집국 25시]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해서는…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입력 : 2024. 02.15. 00:00:00
[한라일보] "국민이 듣고 싶은 말보다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대담에 대해 보수 언론은 사설을 통해 이렇게 평가했다. 지난 2일 윤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졌을 때 부정 평가 원인의 2순위는 '소통 미흡'이었다. 그러나 이런 성적표에도 대통령 소통 방식은 달라지지 않았다. 시선을 제주로 돌려보자. 지난 1월 오영훈 지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지사직을 유지할 수 있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선고 직후 그는 심경을 묻는 기자 질문에 "합리적인 판결이다. 도민의 선택을 바꿀 순 없다. 제주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늘 매진하겠다"고 했다. 처음 법정에 출석한 날을 제외하면 8개월간 재판에서 오 지사가 기자들 앞에 선 건 당시가 유일했다.

그러나 오 지사는 나머지 피고인 공소사실이 대부분 유죄로 인정된 것에 대한 생각 등 이어진 질문엔 답을 하지 않고 서둘러 떠났다. 만약 이 질문에 답을 했더라면 또 다른 질문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을 것이다.

유무죄를 떠나 왜 상장기업 20개 만들기 협약서에 서명도 안 해놓고선 자신이 체결했다고 캠프에서 거짓 보도자료를 배포했는지, 제주 이전을 계획한 적이 없는데도 제주 이전 희망기업으로 포장했는지 등등 숱한 논란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러나 오 지사는 지금껏 단 한번도 이런 논란에 대해선 입장을 말한 적이 없다. 위정자가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해서는 국민과 소통할 수 없다. 오 지사마저 대통령 소통 방식을 뒤따르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이상민 행정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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