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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한우사육농가 줄도산 우려… 올해 최대 고비"
전국 사육두수 정점… 임신소·수송아지 산지가격 비슷
줄도산 우려 사료값 조절·물류비 등 행정지원 강화해야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입력 : 2023. 03.19. 15:12:47

양세환 대표가 삼다도목장에서 최근 서귀포시축협 가축시장에서 구매한 암소를 가리키며 사료값 부담에 산지가격 하락에 따른 한우사육농가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백금탁기자

[한라일보] 제주지역 한우사육농가가 최근 국제 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사료값 부담과 산지가격 하락 등 잇단 악재 속에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특히 올해 전국의 한우사육두수도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중고를 겪고 있는 가운데 소규모(20~30마리 사육) 농가를 중심으로 줄도산이 우려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거세다.

19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도내 한우농가의 사육 규모는 662농가·3만7750마리다. 최근 3년 새 3000여마리가 늘었다. [관련기사] 제주 한우두수 매년 증가... 가격 안정화 시급

전국 수송아지 가격은 2021년 마리당 455만원에서 올해 3월 305만원으로 21%가량 하락했다. 제주도 역시 동기대비 418만원에서 295만원으로 22% 급락했다. 반면 사료가격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20% 넘게 상승하며 농가의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귀포시 안덕면 소재 삼다도목장의 양세환 대표는 "서귀포시축협 가축시장에서 지난 15일 임신한 암소 2마리와 수송아지(9월~10월령) 4마리를 구입했는데 가격이 마리당 300만원으로 비슷했다"며 "이러한 산지가격이라면 소규모 한우농가는 자금 회전을 할 수 없어 문을 닫을 위기에 놓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1990년대 초반, 제주도에 한우를 들여왔던 선도농가로서 이전 비육우 사육 등 45년간 축산업에 종사했지만 올해처럼 힘든 시기도 많지 않다"며 현장의 암울한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수소는 비육우로 가격이 싸도 거래가 이뤄지지만 암소 거래는 지금 상황에서는 농가에서 송아지 생산을 꺼리기 때문에 거래량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목장에서 만난 서귀포시축협 관계자도 "번식우농가의 자금 회전을 위해 가축시장에서 매월 몇 마리씩 구입하고는 있으나 한계가 있다"며 "이러한 분위기는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어 농가의 경영난 심화가 우려된다"고 했다.

이들은 "폐업 위기에 놓인 소규모 한우농가가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길 수 있도록 국가는 사료값을 내려주고 행정에서도 실질적인 조사료 생산비 지원, (해상)물류비 확대 등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아울러 수입량 축소와 대대적인 세일 행사를 비롯해 학교·군대 식자재 납품 등의 고급육 소비 촉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타지역 상인들이 이러한 위기 속에 제주한우를 집중 매입한다면 한우농가의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견했다.

양세환 대표가 농가의 실질적인 조사료 생산비 지원의 필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에 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전국의 한우 사육마리수가 358만마리로 정점이 예상됨에 따라 한우농가의 위기 극복을 위한 지원사업을 강화하겠다"며 "한우 수급 안정화를 위해 암소 자율감축 사업과 사료비 절감을 위한 조사료 생산 지원 확대, 소비 촉진을 위한 홍보 지원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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