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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홍식의 문연路에서]제주의 비전과 다문화정책
다문화가정 학생 매년 증가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입력 : 2022. 09.20. 00:00:00
언어 장벽 등 개선책 절실
다문화 엄마학교 운영 주목




해마다 제주지역의 다문화가정 학생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9년 처음으로 2000명을 넘은 이후 2020년 2259명, 2021년 2616명이며 올해는 2876명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읍·면지역의 경우 전체학생의 30%를 초과하는 학교도 있다.

이처럼 다문화가정의 학생수는 증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사업과 예산은 이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2022~2026년 제주도교육청의 중기제주교육 재정계획을 보면 제주교육재정의 총 수입규모는 8조4838억원으로 연 평균 6.1% 증가하고 있으나, 다문화 교육 관련 예산은 연 평균 3.3% 증가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사유로 다문화 교육에 대한 수혜는 현장에 제대로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효과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원격수업이 진행되다 보니 더더욱 언어장벽과 정보기술의 부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에는 원격수업이 원만하게 진행되기까지 부모님의 도움도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아무래도 부모님께서 그 역할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보니 수업결손으로 인한 기초학력 부진과 교육격차는 더욱 심화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학생들의 사회성을 기르는 데에도 많은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

중도입국 학생의 경우에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이 학생들의 가장 큰 문제는 한국어가 서툴다는 것. 그럼에도 중도입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수업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며, 학생들은 동화책을 읽을 수는 있어도 문해력 부족으로 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학교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공부에 흥미를 잃고, 게임에 빠지거나 밤늦게까지 시내를 돌아다니는 등 일탈도 발생하고 있다.

다행히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서귀포시에서 도내 첫 다문화 엄마학교를 운영하고 있어 매우 반갑기 그지없다. 다문화엄마학교는 가정에서 자녀의 학습을 지도하고 학교 선생님과 소통할 수 있는 '엄마 역할을 하는 다문화 엄마'를 양성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8월 27일 입학식을 시작으로 내년 1월까지 운영한다. 개인적으로는 엄마학교가 운영되는 시간에 자녀들은 별도의 공간에서 독서나 체육, 특기, 학업 등 다양한 교육이 병행될 수 있는 형태로 운영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욕심도 난다.

이제 다문화는 우리나라만의 상황이 아닌 글로벌 시대의 세계적인 현상이며, 우리 제주지역도 글로벌화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문화와의 공존·공생을 통해 국가의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은 시대가 우리에게 지어준 과제인 것이다.

특히 제주는 전국적으로도 다문화가정 비율이 높다. 제주가 국제자유도시의 비전을 이루고 글로벌 시대에 당당히 자리매김을 위해서는 다문화에 대한 수용성을 높이고, 이들이 제주사회의 한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양홍식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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